잠들기 전 작은 대화들

25년 7월 29일 화요일

by 여성예 마음찻잔

마음의 편지


요즘은 40개월 아이와 항상 잠들기전에 이야기를 나누고 잠이 들어요.

어젯 밤에도 아이와 함께 침대에 누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엄마, 오늘 어린이집에서 OO이가 나한테 화냈어."

아이의 작은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들려왔어요.



어떤 기분이었을지 물어보니, 잠시 생각하더니
"처음엔 속상했는데, 나중엔 괜찮아졌어"라고 말하더라고요.


"어떻게 괜찮아졌을까?"


"음... OO도 기분이 안 좋았나 봐. 나도 그럴 때 있잖아."

아이의 순수한 답변에 가슴이 뭉클해졌어요.



언제부터인가 우리 아이가 이렇게 마음을 이해하는 아이로 자라고 있었구나 싶었거든요.

요즘 잠들기 전 시간이 제게는 가장 소중한 시간이 되었어요.


하루 종일 어린이집에서 겪었던 일들, 기뻤던 일, 속상했던 일을
아이만의 언어로 풀어놓는 이 시간이 참 사랑스러워요.



"엄마는 오늘 어땠어?"

어느 날부터인가 아이가 제게도 묻더라고요.


처음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어요.
아이에게 어른의 복잡한 감정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싶어서요.

하지만 아이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이해하더라고요.


"엄마도 가끔 피곤하구나", "엄마도 속상할 때가 있구나"
이런 단순한 공감이 오히려 제 마음을 더 편안하게 만들어주었어요.



오늘은 유독 더운 하루였어요.
에어컨을 틀어도 끈적한 더위가 몸에 달라붙는 것 같았죠.


아이를 데리러 어린이집에 갔을 때도 선생님들이 "정말 더위가 장난 아니네요"라며
지친 표정을 감추지 못하시더라고요.


이런 날씨에, 이런 세상에서
우리 아이가 어떤 어른으로 자라날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더 힘든 일들, 더 복잡한 세상을 만나게 될 텐데
그때도 지금처럼 마음에 힘이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힘들어도 네 마음을 믿어주렴."

오늘 밤, 아이에게 조용히 속삭여주어야겠어요.


아직은 무슨 뜻인지 정확히 모를 수도 있지만,
언젠가는 이 말이 아이의 마음 어딘가에 작은 씨앗이 되어
힘든 순간마다 싹을 틔워주었으면 해요.


아이와 이런 대화를 나누면서
저 역시 치유받고 있다는 걸 느껴요.



아이의 순수한 시선으로 세상을 다시 바라보게 되고,
복잡하게 생각했던 일들이 의외로 단순한 해답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되고요.



"엄마, 겸이랑 내일은 뭐 할 거야?"

아이의 마지막 질문에 저는 대답했어요.


"내일도 너와 함께 좋은 하루를 만들어갈 거야."

그리고 아이가 잠든 후,
저는 혼자 조용히 생각해봤어요.




결국 우리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은
마음의 힘이 아닐까 하고요.


어떤 어려움이 와도 "괜찮아, 이것도 지나갈 거야"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줄 수 있는 힘.


다른 사람의 마음도 이해하고 공감할 줄 아는 넉넉함.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을 믿어주는 마음.


아이와 나누는 잠들기 전 작은 대화들이
그런 마음의 힘을 키워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에게도, 아이에게도요.



바깥은 여전히 무더운 여름밤이지만,
우리 집 작은 침실은 따뜻한 사랑으로 가득합니다.



오늘의 마음 PT


가장 작은 대화가 가장 큰 힘이 됩니다.

오늘 하루도 사랑하는 사람과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그 속에서 서로의 마음이 조금 더 단단해지고, 조금 더 따뜻해질 거예요.

당신의 마음도, 그 사람의 마음도요.

월, 화, 수, 목, 금 연재
이전 25화월요일, 다시 시작하는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