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지 않아도 끌리는 사람들의 비밀(7)

내 몸은 평생의 친구

by 미세

사람의 시각만 바뀌어도 변하는 것들이 많다는 사실을 체감할 수가 있었다.


몸은 내가 다루고 평가하는 소유물이 아니라 내 삶을 함께하는 동반자다.

아프면 기계처럼 약을 써서 게임처럼 짜잔 하고 고쳐지기를 기대하고, 이목구비의 생김새가 어떻다고, 특정 부위의 모양이나 사이즈가 다른 사람들의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불만족해하고. 그런 것들은 ‘소유물’을 대하는 자세다.

하지만 나와 내 몸은 내 삶의 가장 마지막까지 함께 갈 하나의 친구이다. 존재 자체로 존중받아야 하고 사랑하는 친구를 보듯 대해야 한다. 다루려 하기 전에 먼저 들여다보아 주어야 할 대상.


그런 생각을 하게 되자 마음이 무척 편했다.

마치 누군가와 계속 싸우고 반목하다 갑자기 그 갈등이 해결된 듯이. 그럼 결국 그 갈등도 혼자 만들어낸 거였구나. 나 혼자 나를 미워하면서 싸우고 남의 기준을 맞춰 놓고 스스로를 원망하고. 갈등을 만들어낸 게 나라면 화해할 수 있는 것도 나다.

그 날 이후 신기하게도 다리에서 느껴지던 통증은 서서히 사라졌고, 얼마 뒤에는 가벼운 운동도 시작할 수 있었다. 내가 몸과 화해한 사실이 직관적인 감각으로 느껴지는 것 같았다.


다만 깨닫는 순간은 있어도 영원히 깨달은 자는 없다고 하던가. 그 뒤로도 가끔 내 몸을 다른 이들과 비교하는 마음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아, 또 이런 욕심이 들었구나. 몸한테 사과하고 칭찬하고 안아줘야지.‘ 하는 생각을 의식적으로 하려고 노력했다.


뭐라 말할 수 없지만, 그렇게 했을 때 ‘내 스스로가 의식적으로 나의 편이 되어 준다’는 사실에서 오는 알 수 없는 든든함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나를 예뻐하고 내 편이 되어준다는 기분은, 성취감이나 우월감 같은 감정과는 근본부터 다른 ‘온전함’이었다. 그것은 요즘처럼 핸드폰만 켜면 보게 되는 타인들의 찬란함에 압도되지 않는 온기 같은 것이다. 그 언제보다 요즘 같은 시대에 누구에게나 절실하게 필요한 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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