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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이블루 Mar 16. 2022

과태료

20분 글쓰기

과태료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행정법상 질서위반 행위에 대하여 부과, 징수하는 금전을 말한다. 과태료의 한자어는 지날 과(過), 게으를 태(怠), 헤아릴 료(料) 한자어로 이루어져 있다.


어제 낮이었다. 나는 친구 집 소파에 앉아 발 마시기에 양다리를 넣고 있었다. 습관처럼 카톡을 켰더니 우수수 쌓인 빨간 당구공들이 보였다. 못 볼 것을 본 것처럼 재빠르게 빨간 당구공들을 눌러 없앴다. 이럴 때는 채팅방의 내용은 거의 보지 않는다. 그런데 한 채팅방의 메시지에 잠시 움직임이 정지됐다. 메시지의 윗 단에는 서울특별시의 시그니처 로고가 박혀있었다. 굉장히 정성스레 디자인된 메시지였다. 로고 아래로 <주정차 및 전용차로 위반 과태료 고지서>라는 텍스트가 보였다. 카카오페이를 통해 공식적으로 온 메시지라 보이스피싱이 아닌 것도 확실했다. 점심메뉴를 정하고 있는 친구들의 목소리는 아득해졌다. 귀찮은 인증절차를 끝내자 메시지 속에 숨겨진 고지서 사이트가 열렸다. 사이트 윗단에는 버스전용 차로를 외롭게 헤매고 있는 내 차의 모습이 4장 찍혀있었다.


과태료의 의미를 내 식으로 곱씹어 본다.

지날 과, 이미 지나간 시간.

게으를 태, 카메라 단속 구간이란 글을 게을리 지나쳤던 내 모습.

헤아릴 료, 그것을 헤아려 매겨진 금액.


운전면허를 따고 1년이 지났다. 운전이 익숙해지고 도로교통법에 대해서도 무감각해지고 있었다. 과태료 고지서를 받고 버스전용차로에 대해 검색했고 과태료를 내지 않는 법을 검색했다. 초행길이라 길을 헤맬 수 있다. 우회전을 해야 해서 미리 차선을 바꾸는 것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 운전자 귀책 사유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배운 것은 앞으로 버스전용차로를 통해 우회전을 해야 할 때는 카메라 단속 구간인지 꼭 확인해야겠다는 것이다.


모두 과태료를 물지 않도록 게을리 운전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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