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는 개띠

짤막한 이야기 1 : 우리집 셋째 딸은 말티즈

"언니! 봄이 진짜 개띠야."

"설마 하고 찾아봤는데 진짜 개띠일 줄이야!"

봄이는 5년 전 우리 집에 데려온 하얀 강아지이다. 나와 내 동생의 카카오톡 대화방은 'ㅋㅋㅋ'으로 도배가 되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시시한 이야기일지 몰라도 "개띠 정말 웃기지."라고 아빠의 문자가 도착한 것을 보니 확실히 우리 가족에게는 재미있고 신통한 사실이었다. 사람 음식에 욕심을 내고 사람 눈치를 보는 우리 집 셋째 딸 봄이가 띠마저 '개띠'인 진정한 개였던 것이다.

봄이 (2018년 5월생 개띠)

나와 동생은 하루 종일 불쑥 웃음이 터져 나왔다. 우리 가족의 마스코트이자 사람보다 귀한 대접을 받는 봄이가 하얀 털로 뒤덮인 '개'라는 당연한 사실이 어처구니없으면서도 사랑스러워 몸이 간질거렸다.

"무려 황금개띠야."

동생은 봄이가 개띠라는 것에 쐐기를 박았다.

"개띠 중의 개띠네!"

우리는 뒤집어지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