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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리 Apr 16. 2017

치앙마이에서 탈 것들

날으는 양탄자는 없지만, 치앙마이에는 이게 있다! 

어느 장소를  방문하면 걸어서 둘러볼 수 있는 작은 마을이 아닌 이상, 이동하는 방법이 늘 고민이다.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는 버스나 지하철이 발달된 곳이라면 모를까 많은 도시에서는 그런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다.  


치앙마이도 마찬가지. 태국 제 2의 규모를 뽐내는 도시지만, 체계적인 버스나 지하철 시스템 같은 건 없다. 

대신 로컬 냄새 팍팍 풍기는, '치앙마이만의 탈 것'들이 거리를 항시 내달리고 있다. 

이것들만 이용한다면 (물론 약간의 협상은 필수다) 어디든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 줄 것이다.

몇 가지 교통수단들이 있다. 잘 숙지하면 아주 편리하게 이용해서 아무곳이나 다 가볼 수 있다. 

자, 그럼 무엇이 있는지 함께 돌아볼까나~~ 

(참고: 태국 100밧 = 한화 약 3,300원으로 계산함)


1번 타자, 썽태우

붉은 색 썽태우가 거리를 내달리고 있다.

따로 시내버스가 없는 치앙마이에서 가장 애용되는 교통수단은 바로 이녀석, 썽태우다.  썽태우라는 이름이 좀 특이한데, 뒷자리에 의자가 '두 줄'이라는 말에서 따왔다고 한다.  트럭을 개조해서 만든 차인데, 흔히 '레드 트럭Red Truck'이라고도 불린다. 시내 곳곳을 누비며 로컬 버스 역할을 한다.

기본 운임료는 20~40밧이지만, 이는 로컬에게 해당되는 운임이다. 외국인들에게는 보통 2배 정도 더 올려 받는다.  운임은 승객이 몇 명이냐, 가는 거리가 얼마냐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므로   타기 전에 운임을 확인하고 타는 게 좋다. 걔 중에는 바가지를 씌우는 비양심적 운전수가 있기 때문인데, 가까운 거리가 아니라면 미리 확인하고 타는 습관을 들이자. 아니면 그냥 다 아는 척 가격을 묻지 않고 타서, 지역민처럼 20밧만 주고 내리는 방법도 있긴 하다. 자기 기질에 맞는 방법을 써먹도록 하자.^^


그럼 버스정류장은 어떻게 찾느냐. 이게 썽태우의 재밌는 점인데 정해진 버스정류장이 없다. 그냥 차가 지나갈 때  손들면 서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매우 편리하다. ^^ 사실 썽태우는 붉은 색 뿐 아니라 노란색, 파란색, 흰색, 오렌지 색 등 다양한 색깔이 존재한다. 색깔에 따라 운행범위가 달라진다고 보면 된다. 

색깔에 따라 행선지가 다르다. / 이미지 출처:www.maitour.co.kr


가장 대표적인 붉은 색 썽태우는 시내전용으로, 약 3천대 가량이 운행되고 있으며 정해진 노선은 없다. 손 들어서 세웠다가 뒷 승객들과 노선지 방향이 맞으면 타고, 아니면 다른 썽태우를 찾아야 한다. 합승택시 개념이다.그 밖의 다른 색의 썽태우들은 외곽으로 다니며, 노선이 정해져 있다. 운행 노선은  차 앞이나 옆에 써있지만 아랍어에 버금가는 태국문자로 적혀 있어 읽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색깔별로 운행지가 정해져 있으니 참고하자.


'마림'행 노란색 썽태우와 '시내전용' 빨간색 썽태우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달려가고 있다.

  참고로, 공항에서 시내로 이동할 때도 썽태우로 이동하면 좋다. 택시를 타면 100~200밧 정도 내야 하지만, 썽태우는 50~80밧 정도면 갈 수 있다. 게다가 숙소 주소를 말해주면 바로 앞에 내려주니 편리하기까지. 썽태우의 가격 경쟁력이 이정도다. ㅎㅎ  나는 처음에는 썽태우의 싼 가격과 편리함에 자주 이용하다, 바가지를 씌우려는 운전사들에게 지쳐 곧 모터바이크로 갈아탔다. 


2번 타자, 모터바이크

치앙마이는 생각보다 커서, 걸어다니기는 어렵다. 지도보면 금방 갈 수 있을 거 같은 거리인데 막상 걸어가면 예상보다 2, 3배는 걸어야 한다. 날씨마저 덥기 때문에, 도보로 여행하다간 얼마 못가 뻗는 수가 있다. 왠만하면 도보를 선호하는 나도 하루만에 백기 들었다. 가장 추천하는 수단은 오토바이다. 오토바이는 내가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갈 수 있고, 썽태우처럼 바가지 쓸 염려도 없다. 지역민들도 가장 선호하는 수단이 오토바이인지라, 어딜가나 쌩쌩 내달리는 오토바이 행렬을 쉽게 볼 수 있다. 여행자를 위한 렌탈샵도 아주 많다. 

시장 입구에 오토바이가 가득하다.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렌트비는 하루에 100~250밧 정도다. 물론 오토바이 기종과 배기량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며, 데일리로 빌리느냐 위클리로 빌리느냐에 따라서도 가격이 달라진다. 장기간 빌리면 하루 100밧 정도로 쇼부 보는 것도 가능하다. 기름값도 저렴해서 하루 50밧(약 1600원) 만 넣으면 종일 신나게 잘 타고 다닐 수 있다. 보증금으로 2~3천밧을 내거나 아니면 여권을 맡겨야 한다. 

거의 새것과 같았던 125cc 모터바이크.하루에 250밧 주고 빌렸다. 오토바이에 따라서 네고를 하면 하루 100~150밧까지 가능하다. 

주의할 점은 다들 오토바이를 쌩쌩 내달리기 때문에 사고위험성이 늘 있다. 또 매연도 심해서 마스크 등을 장착하고 타는 게 좋다. 성벽으로 둘러싸인데다 곳곳에 해자가 있어서, 일방통행 많다. 때문에 길을 숙지해두지 않으면 같은 곳을 팽이처럼 계속해서 맴도는 수가 있다. ㅎㅎ


그리고 오토바이의 치명적인 단점이라면, 교통단속에 무척 약하다는 것이다. 교통경찰이 자주 단속에 나서는데, 오토바이를 가장 많이 잡고 또 한번 잡으면 어떤 이유로든 반드시 벌금을 뜯어낸다. 벌금은 보통 400~500밧 정도인데 '헬맷여부'와 '국제운전면허증'을 가장 많이 본다. 잘만 하면 벌금을 내지 않고도 역량에 따라 풀려날 수 있고, 또 협상가능한 게 특징이다. 나는 3일 사이에 단속에 4번 걸린 적이 있고 모두 그냥 풀려났다. 타고난 협상력이랄까. ㅋㅋㅋ


벌금을 피하는 법은 법적으로 오토바이를 탈 자격을 갖추는 것이다. 방법은 두가지다. 한국에서 미리 2종 소형면허를 따서 오던가(물론 국제운전면허증이 함께 있어야 한다), 아니면 태국 교통사무국에 가서 따로 태국면허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이 방법은 시간과 돈이 만만찮게 드는데다, 필기시험도 봐야하기 때문에 거주자가 아니면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왠만하면 한국에서 2종 소형면허를 따올 것을 추천한다. 



3번 타자. 자전거

치앙마이는 평지라서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는 것도 괜찮다. 가격도 저렴해서 하루 50밧-100밧 정도면 빌릴 수 있다. 오토바이만큼은 아니지만, 자전거 렌탈 샵도 시내 곳곳에 있어서 빌리는 게 어렵지 않다. 힘은 들지만, 장점이라면 교통단속에서 자유롭다는 것. 하지만 땀을 뻘뻘 흘리며 자전거 타고 다는 사람들을 보면 딱히 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버뜨. 운전면허증이 없다면, 오토바이를 못탄다면, 땀흘리며 운동 좀 하고 싶다면 살짝 추천해본다. 



4번 타자. 기타 수단 -툭툭이, 인력거, 택시

기타 수단으로 잡은 건 주요수단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 이유는 위의 3가지 수단에 비해 편리성과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  뚝뚝이는 동남아에서 흔히 보는 수단으로 오토바이를 개조해 뒤에 타는 것이고, 보통 관광객들이 타고 다닌다. 썽태우는 20밧이면 가는데, 뚝뚝은 시내 어딜 가든 최소 50밧에서 100밧 정도를 줘야한다고 한다. 

사진에 보이는 게 바로 뚝뚝이다. 대개 관광객용으로 호텔이나 관광지 입구에 이렇게 즐비하게 서 있다. 

인력거는 자전거를 개조해 만든 탈것이다. 인도에서 자주 봤는데, 여기서도 보니 반가웠다. 인력거는 관광객도 타지만 지역민들이 자주 애용하는 걸 보았다. 그만큼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야기일테다.  가격은 툭툭과 썽태우의 중간쯤이라고 보면 된다.  먼 거리보다, 1~2km의 가까운 거리를 갈때 이용하면 좋다. 

삼로라 불리는 인력거. 대로변보다 골목골목으로 다니는 걸 자주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공항택시와 미터 택시가 있다. 치앙마이에는 약 200대의 택시가 있다고 하는데, 썽태우의 생계보호를 위해 치앙마이 주정부에서 택시 면허를 제한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빨간 썽태우가 3천대 가량 있는 걸로 보면 상당한 차이다. 미터택시는 호텔 등에서 콜택시로 부를 수 있으며, 요금은 거리에 따라 미리 흥정한다. 재밌는 건 알록달록한 색깔이 많은데, 개인 택시의 경우 마음대로 색깔을 정할 수 있어서 그렇단다. 회사 택시는 보통 한가지 색이고 개인택시는 좀더 다채롭다.^^ 확실히 택시를 보기가 흔치는 않다. 


이밖에도 '우버'가 있어서,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편리해서 그것만 이용한다고 하는 사람도 보았다. (물론 외국인) 이상 치앙마이의 탈거리들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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