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달구지'의 한 수
태양이 작렬해, 내 머리 꼭대기에 냅다 꽂히는 것만 같은
6월의 쿠바.
올드카가 가득한 아바나 거리는 마치 50년대로 슝~ 되돌아 온 것만 같다. 신호등에 차들이 멈춰섰다.
덩치좋은 올드카들이 나 잘났다며 으리으리하게 서 있는 사이로,
뭔가 알수없는 물체가 지나간다.
저건, 뭐지?
가만 보니, 달구지 하나가 차들 사이에 떡 하니 끼어있는게 아닌가? 이건 뭥니? 허허허. 웃음부터 났다.
이건 뭐, 비교 자체가 안되잖아.
그런데.
홀로, 천천히, 자유롭게 제 갈 길 가는 달구지에서,
말로 못할 위엄이 흘러나왔다.
그건 혼다든, 포르셰든, BMW든, 그 어떤 차로도 비교 할 수 없는 그런 위엄이었다.
너무 달라 비교 조차 할 수 없는,
너무 달라 경쟁상대조차 필요 없는,
그런 존재가 가지는 위엄.

헉. 저건. 너무나. 다르다!
이런 건 'the 달구지'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the 달구지 '사내가 지나가면서 쓱- 하고 나를 보았다. 그가 지나간 자리. 내 머리에 이런 말들이 남았다.
유대인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남보다 뛰어나려 하지 말고 남들과 다르게 되라'고 가르친다고 한다.
거참, 현명한 철학이다. 다른 사람의 기준을 따라가면 나는 언제나 열외가 되지만,
내가 세운 기준을 따르면 언제나 최고가 되니까.
나는 'the 달구지'를 보내며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