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시선을 바꿔봐, 다르게 보면 다른 쓰임이 보여
더 이상 못쓰게 되어 내다버릴 물건이나 내다버린 물건을 통틀어 ‘쓰레기’라고 합니다. 쓰레기로 뭘 할 수 있을까요? 땅에 묻거나, 태워서 열을 만들어 내는 게 기껏 최선이겠죠. 정말 그럴까요?
이 쓸모없는 쓰레기를 활용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크아트'라고 하는데, 당당히 현대미술의 한 사조로 분류됩니다. 이들은 남들과 다른 시선으로 쓰레기를 봅니다. 아래처럼, 화장지심에서 탱고무대를 발견하는 식이죠.
이보다 더한 사람도 있어요. 이 남자는 아예 쓰레기를 전세계적으로 팝니다.
바로 ‘저스틴 지냑 Justin Gignac’이라는 뉴욕의 아티스트입니다. 그는 2001년부터 길거리에서 쓰레기를 주워, 직접 디자인한 투명용기에 넣어 팔기 시작했습니다. 쓰레기 가격은 무려 $50~$100 !!! 대체 그걸 누가 살까 싶으시죠? 그런데 없어서 못 판답니다.
전 세계 30여개국 사람들이 1,400개가 넘는 쓰레기를 사갔습니다. 놀랍죠? 오바마 취임식, 뉴욕 양키즈 승리퍼레이드와 같은 이벤트에서 나온 쓰레기를 모아 '특별 한정판'도 만들어 팔았습니다. 모두 품절 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고요. 정말 기똥찬 아이디어네요. ㅎ
저스틴은 다른 시선으로 쓰레기를 보았고, 이 생각이 전세계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먹혔습니다.
좀, 많이 아픈 말이지만, 오랫동안 스스로를 쓰레기 취급했습니다. 스스로의 쓸모를 전혀 찾지 못했거든요. ‘나는 쓸모없다’는 생각이 절 조금씩 갉아먹었죠. 스스로를 믿지 못했어요. 아무리 칭찬을 받아도, 무언가를 이뤄도 별로 기쁘지 않았습니다. 겉으로는 씩씩해 보여도 혼자 우울에 빠질 때가 많았고, 마음속에 분노가 많았습니다. 이렇게 초라하고 보잘것 없는 내가 살 가치가 있을까? 그러면서도 실낱처럼 믿었던 건,
‘신이 있다면, 쓸모없는 존재를 만들진 않았을 것이다’
3월 어느 날 칠레 바닷기에 놀러 갔습니다. 해변 한쪽에 미역더미가 한 가득 쌓여있더군요. 여기선 아무도 미역을 먹지 않으니, 쓰레기였죠. 그걸 보는데 문득, 미역이 가발처럼 생겼더군요. 마치 바다가 만들어 놓은 '레게머리'처럼 보이더라고. 그러다 재밌는생각이 떠올랐어요.
'저걸 머리에뒤집어 쓰면 어떨까?' 짜잔~
ㅎㅎ 미역 뒤집어 쓴 레게머리 인어가 되었습니다! (뭐, 인어는 아니라구요? 그냥 넘어갑시다) 주변에서 이걸 보고 낄낄 거리며 엄지를 치켜듭니다. 오, 반응 좋은데? 이 꼴이 재밌어 보였던지,하나 둘 오더니 미역을 머리에 뒤집어 쓰고 사진을 찍습니다. 웃고, 사진 찍고, 미역 덕분에 낄낄대며 한바탕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날 미역을 보고 ‘쓸모없음’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흔히들 '쓰레기'는 쓸모 없어서 버려진 거라고 생각하잖아. 그런데 사실은 우리가 더 이상 쓸모를 찾지 못한 게 아닐까, 싶었어요.
정말 쓸모없다는 게 아니라, 그걸 보는 다른 시선이 필요하다는 소리가 아닐까요?
여행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어요.
쓰레기로만 예술작품을 만들어 팔아서 그 돈으로 세계여행을 하던 친구도 있었고,
다 먹은 요구르트병을 모아서 악기로 쓰던 공연팀도 있었고.
버려진 현수막으로 멋진 가방을 만들어 파는 친구도도 있었어요.
다 우려낸 녹차잎을 모아, 볶아서 반찬으로 해드시던 할머니도 계셨고요.
그들은 모두 다른 시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혹, 저처럼 '난 쓸모없다'라고 생각해본 적 있나요?
세상이 자꾸 말 거네요.
라고요.... 이쯤되면, 저나 당신이나 안 들을 수가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