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하지않아, 일어서서 온몸으로 맞이 하는거지
칠레 해변가.
바다에 앉아 사람들을 구경하다 보니,
두 부류로 나뉘었다.
물과 노는 사람/ 물과 놀지 않는 사람.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파도를 타는 사람/ 파도를 타지 않는 사람이 보였다.
파도가 오는 때를 기다려 몸을 파도 속으로 던진다. 파도가 오면, 몸을 일으켜 그를 맞이한다.
그들은 파도와 논다. 파도가 거칠수록 클수록 재미도 커진다.
넘어지고 또 넘어지다,
마침내 파도를 관통하고
파도와 하나가 되는 순간이 있다
이들은 신이 나서 말해.
"이봐, 내가 오늘 얼마나 큰 파도를 만났냐면 말야~휴, 장난 아니었다구!!"
멀어지려 애쓰다, 파도에 등을 떼밀리거나 두드려맞고 넘어진다. 울음이 터진다.
파도가 크면 클수록, 두려움도 커진다.
이들은 파도에 뒤쫓길 뿐이다.
해변가에 앉아 그 둘을 보며, 나는 어느 정신과 의사가 한 말을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