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머리 쥐어뜯으며 후회하는 날이 있다.
아... 그때 왜 그랬을까.
그때 왜 그런 선택을 해가지고!!!!
그런데 다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하고 같은 행동을 했을 것 같다.
그게 나니까. 나라는 인간이 그냥 그렇게 생겨먹었으니까.
장석주의 “대추 한 알”이란 시의 구절,
"대추가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천둥 몇 개, 벼락 몇 개"
를 보고 나는 <그런 길은 없다>는 시를 떠올렸다.
그렇지, 무엇도 그저 일어나는 건 없지.
내가 지지리도 숨기고 싶었던 열등감은 나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고,
견디기 어려웠던 지루함과 우울감은 좀더 재밌는 것, 나를 신나게 하는 것을 찾아 헤매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머리 쥐어뜯으며 위장병을 앓으며 고민한만큼 내 독서량도 늘어갔고, 내 글쓰기도 늘었다.
누군가에게 비난이나 조롱을 들을 때면 터지는 폭식으로 몸에 더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덕분에 내 감정을 다루는 법을 조금씩 익혀가게 되었다.
돌아보니, 몸부림친 만큼 아픈 만큼, 영양분이 되기도 했다.
그렇구나. 진짜, 내 생에 불필요한 부분은 없었구나.
그래, 뭘 선택하든 자책하지 않기.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대단하니까 말야.
인생에 정해진답은 없다는 것. 그 말은 곧 내 삶을 통해 어떤 답이라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답을 찾아 헤맬 때가 아니라 내가 찾은 답으로 살아볼 때다.
오늘 나에게 한 마디 선사한다.
"널 구질구질하게 만든, 그 시간들에 감사하라. 너의 20대에 감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