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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리 Feb 01. 2019

구독경제의 시대

사람들의 니즈에 길이 있다

오늘 매일경제 신문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보았다.

인터넷 최대 서점 YES24 대표 김석환(45)을 인터뷰한 기사였다. 그가 한 말 중에 인상깊은 말들이 있어서, 그를 함께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몇 자 적어본다.


구독경제의 시대

전자책 시장에 대한 예측은 매년 나온다. 아직 시기상조라니, 이미 포화상태라느니 하는 평가부터 애초 전자시장을 위한 시장은 없다는 말도 있다. 나는 컨텐츠 제작의 꿈을 안고 수년 전 <라이프아티스트>라는 출판사를 설립했는데 (아직 본격적인 사업은 하지 않았으니 페이퍼컴파니로만 존재한다.ㅎㅎㅎㅎㅎ) 그를 만들면서 전자책 시장도 눈여겨 보았었다. 그런데 당시에는 회의적인 전망이 대부분이라 나도 그냥 묵혀두기만 했다. 그런데 김석환 대표는 '구독경제'라는 말을 쓰면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구독경제는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가장 잘 맞는 컨텐츠 서비스다. 사람들이 늘 전자책 시대는 언제 오느냐고 묻는데, 이미 웹소설 등 웹콘텐츠 시장이 수천억 원 규모가 되었는데 너무 늦은 질문이 아닌가 싶다." 고하면서 구독경제가 출판시장에 도움이 될 거라고 확신했다.


생각해보면, 이미 주위에서는 종이책 대신 모바일, 컴퓨터로 콘텐츠를 소비한다. 웹툰, 웹소설.. 전자책이라는 좁은 분야로 한정지으면 제대로 현황파악이 안되지만, 범위를 넓히면 김 대표의 말처럼 이미 우리는 전자책 시장의 한 가운데를 관통하고 있다.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라는 말이 낯설 수 있으니 조금 더 살펴보자. 구독경제는 한마디로 미리 돈을 내고 쓰는 습관이다. 산 만큼 쓴 만큼 돈을 내는게 아니라 월정액으로 미리 돈을  내고 물건이나 서비스를 활용한다. 넷플릭스가 대표적이다. 일본에는 월정액 7만 5천원을 내면 한달에 2번 직접 양조장에서 만든 맥주를 가져다 준다. 미디어 컨텐츠, 술 만이 아니라 옷, 음악, 생리대, 과자, 커피, 전자책까지 모두 구독서비스로 돌아간다. 미 경제지 포브스는 "구독경제는 수백 년 넘은 소유 개념을 해체하며 새로운 경제생활을 만들고 있다. 물건 소비 방식을 소유ownership에서 가입 membership으로 바꾸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생각해보면 하나쯤은 무언가를 구독해서 사용하고 있다. 넷플릭스든, 웹툰이든, 아침샐러드든.

유료기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를 가진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 가입자수,  2018년에 이미 100조 이상의 기업가치를 지니게 되었다. (출처: IT동아)



고객의 니즈에 길이 있다

리디북스, 말리의 서재, 예스24 모두 무제한 월정액재 책 대여서비스를 시작했다. 김 대표는 인터뷰 중간 중간 니즈 Needs 라는 말을 많이 썼는데, 고객 요구를 최우선 할 때 성과가 따라온다는 이야기다. 나도 지금 하는 일 중 상당부분이 마케팅, 영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홍보, 마케팅, 광고, 영업, 등을 다차원적으로 하다보니, 고객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게 된다. 처음에는 내가 팔아야 하는 것에 집중했는데, 당연히 파는게 어려웠다. 그런데 '그들의 니즈가 무엇인가. 그들에게 무엇을 줘야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면서 이제는 그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예스 24가 시작했다는 북클럽... 흠 왠지 내가 홍보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이 느낌은 뭐지?

 장사나 영업을 직업으로 삼지 않아도 실은 우리 모두는 무언가를 팔고 있다. 물건을 팔든, 믿음을 팔든, 꿈을 팔든, 아름다움을 팔든, 우리 모두는 어떤 식으로든 세일즈를 하면서 살아간다. <장사의 시대>(필립 델브스 브러턴 지음) 라는 책에 유능한 세일즈맨에게는 한 가지 공통적인 특징이 나온다. "그들은 애써 장사를 하지 않는다. 사실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모두가 그 사람한테서 사고싶어하기 때문이다." 유능한 세일즈맨들은 무언가를 팔지 않는다. 다만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관찰하고 경청한다. 그리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한다.


무언가를 '팔려고'하면 잘 안 팔린다. 파는 건 나의 니즈이기 때문이다. 파는 대신 상대가 원하는 게 뭔지 니즈를 파악하게 되면, 내가 가지고 있는 것과 연결 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구매가 일어나고 거래가 성립된다.  어쩌면 그간 놓쳐온 세상의 니즈,  흘려들었던 사람들의 니즈에 내가 갈 길과 나의 기회가 있을지 모른다. 세상의 니즈, 사람들의 니즈를 부지런히 귀담아 들어야겠다는 생각에 부랴부랴 <세상읽기>라는 매거진을 만들었다. 세상의 소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세상의 소리에 귀기울인 사람들에게 배우기 위해서. ㅎㅎㅎㅎㅎ



비전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답

김대표는 인터뷰 말미에 이런 말을 한다.

예스 24 김석한 대표 (출처:매일경제)

"'책 읽는 습관을 파는 기업`이 되는 것. 우리 회사의 임무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인상적인 비전이었다.  비전은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답이다. 내가 그리는 멋진 모습은 개인적인 비전이 되고, 조직이 그리는 멋진 모습은 조직의 비전이 된다. 예스24는 책을 파는 기업이 아니라 책읽는 습관을 파는 기업으로 자신의 비전을 정했다. 자신들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명확히 아는 기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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