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좀 다른 방식은 없을까?
나는 '야매'에 특별한 애정이 있다. 야매는 '야미'라는 일본어에서 유래된 말이라고 하는데, '정상적 또는 합법적이지 않은 경로나 방식으로 행해지는 일'을 가리킨다. 즉 뭔가를 '체계적'으로 배워서 하기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배워 행하는 정신이, 곧 야매정신이다.
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이런 정신에 흠뻑 적혀진 인간이라, 무엇을 하든 다른 방식은 없을까? 자주 물었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뭔가 다른 방법이 있는지 찾아본다. 예를들어, 영어를 배우고 싶으면 남들 다 가는 학원 대신 현지로 여행을 간다. 현지에서 생활하고 직접 부딪히며 현지인들이 어떻게 말하는지 배우고 실제 써본다.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몸으로 경험하면서 배운 것들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다. 덕분에 문법지식은 개뿔 없는데, 회화에 강하다.
고로 나는 정통보다는 야매로 뭔가에 통달한 인간들에게 깊은 친밀감을 느낀다. 야매족들은 맞든 맞지 않든 기존의 방식은 됐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는 종족들이다.
유대인은 돈이 많기로 유명하고, 노벨상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매년 미국에서 발표하는 백만장자 리스트의 40%이상이 유대인이고, 노벨상의20%이상을 유대인이 받고 있다. 인구 비율을 생각하면 엄청난 수치다. 이들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사람들은 유대인들의 독특한 공부법을 주목한다.
유대인들의 공부방법을 한마디로 하면, '정답이 아닌 자신의 답을 만드는 것'이다. 답보다 질문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외우는 것보다 익힌 것을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그래서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도 '마따호쉐프', 우리말로 "너의 생각은 무엇이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스스로 깨우쳐서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나는 정답 아닌 자신의 답을 '오답'이라고 말한다.
오답은 틀린 답 (誤答) 이 아니라, 나만의 답 (吾答) 이다.
누구나 자기만의 노래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전까지,
그는 예술가가 아니라 앵무새에 불과하다.
미국 Fox TV에서 방영되었던 드라마 <터치Touch> 에 나오는 대사다. 위 대사를 들으면서 내가 앵무새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어 좀 찔린 기억이 있다. 나는 어려서부터 당당하고 주도적으로 자신만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이들을 보면 좋아서 어쩔줄 몰랐다. 너무 부러워서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 나도 그러고 싶었으니까.
하지만 어린 시절의 난, 자기 주장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수줍음 많은 아이일 뿐이었다. 그래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진 이들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옷 하나를 입어도 자신의 방식대로 입고, 음악 하나를 들어도 철학이 있고,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표현하고, 스스럼없이 밀고 나가는 자들을 보면 늘 놀라웠고 감탄했다. 나도 그러고 싶었으니까.
자신만의 철학과 기준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은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떠나, 정말 '멋'이 있었다. 자신의 답대로 삶을 만들어가고 주도해가는, 당당한 '멋'이었다. 언제고 그런 이들을 만나면 그들의 태도를, 행동방식을, 생각을, 말을 놓치지 않고 관찰해갔다. 나도 그들처럼 멋있어지고 싶었으니까. 대체 그들은 나와 뭐가 다를까? 그들은 어떻게 자신만의 방식을 가지게 되었을까? 그들은 어떻게 그런 당당함을 지니게 되었을까? 어떻게 하면 그들처럼 나만의 멋을 탑재할 수 있을까? 오래도록 관찰하면서 최소한 그들에겐 두가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