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글리 Jun 10. 2020

자기 길에서 만족을 느끼는 사람들의 공통점

[북리뷰] 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천직여행

<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천직여행>은 십 여년 전에 읽은 책이다. '자기탐색'을 주제로 홈페이지를 기획하느라 관련 자료를 보다가, 오늘 이 책을 다시 보게 됐다. 이전에 발췌해둔 인용문들 가운데 다시 보아도 좋을 것들이 있어서 공유하고 싶어서 뒤늦게 이 책을 정리하게 되었다. 나의 길을 고민하고 있다면, 다가오는 말들이 있을 것이다. 

"가장 열심히 할 수 있는 일이 가장 소중한 일이다." 이 말처럼. 

 



살다보면, 아주 뻔하고도 골치 아픈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때가 있다.  


‘이게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인가?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걸까?

난 누구인가, 대체 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 


<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천직여행>의 저자 포 브론슨도 그런 순간을 맞았다. 그는 특히 “무얼 하며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에 매달렸다. 명쾌하고 의미 있는 답을 찾기 위해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900명이 넘는 사람과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의 대상은 자신의 열정을 바칠 수 있는,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그런 직업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중 사람들에게 영감과 울림을 줄 수 있는 36명의 이야기를 골라 책으로 묶었다. 


자신의 소리를 찾는데서부터 시작한다


여기엔 성공담도 있고 실패담도 있다. 여전히 천직을 찾아가는 과도기에 있는 사람도 있고, 예순이 넘은 나이에 자신의 재능을 깨닫고 새롭게 길을 개척해나간 사람도 있다. 심지어 타로점을 보고 자기 운명의 일을 찾은 이도 있다. ㅎㅎ 물론 자기 길을 찾아 나선다고 모두가 행복한 건 아니었다. 지나간 과거에 고통스러워 하고, 변화하는 과정을 힘겨워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중요한 건, 희망을 버리지 않고 계속해 찾고, 또 도전하고 있다는 사실.   


저자는 비판적인 자세를 탑재하고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 듣는다.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의 문제에 맞서고 극복했는지를 최대한 거리를 두고 바라보려고 한다. 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미화하거나, 결론 내리려고 하지 않고, 동시에 그들의 선택에 의문의 여지도 남겨놓는다. 이런 저자의 거리두기 태도 덕분에,  내영혼의 닭고기 스프와 같은 종류의 감동이나 재미, 만병통치약같은 위로는 이 책에 없다. 생각보다 내용이 딱딱한 편이다. 하지만, 독자로 하여금 대상자들과 거리를 유지하며 보게 만들어서 감상에 빠지는 대신, 스스로에 대해 좀 더 냉철히 생각해볼 여지를 준다. 그게 이 책이 가진 단점이자 미덕이다. 


중요한 인생의 기로에 서있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해결책을 준다는 광고문구가 있었는데, 이 책을 다 읽고나면 그건 좀 과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독자에게 답이 아니라 '질문'을 주기 때문이다. 여러 사람들이 자신의 길을 선택하는 과정을 보면서 다음 말들이 내 안에 들어왔다.  


“어떤 사람들은 열정을 타고 나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전혀 없거나 그것에 무관심하기도 해요. 그러나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당신이 간절히 찾는다면, 그러니까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는 일을 찾아 천지사방을 헤맨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거예요. 당신이 그렇게 간절하게 찾는다는 건 어떤 신호가 아닐까요? 당신이 꺼내려고 애쓰는 내면의 그 무엇이 보내는 신호 말이죠. 열정이 없는 사람들은 그러지 않거든요.” -34p 


“당신은 남과 다르다고 생각하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잠재능력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아요. 잠재능력은 책임감을 동반하기 때문이지요. 잠재 능력을 알려면 자신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 다른 사람의 관심을 받을 가치가 있다는 것, 특별하다는 것, 혹은 독특하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해요. 자신의 가능성을 인식하면 뜻을 굽히지 않는다는 비난을 기꺼이 감수하면서까지 자기주장을 하죠. 누구도 조롱받고 싶어하지 않아요. 그런 두려움 때문에 나 역시 한동안 망설였지요.“ -60p 


자신의 길을 찾는 과정에서 어떤 사람들은 너무나도 즐거운 일을 찾고 기뻐하지만, 어떤 이들은 그 과정이 너무 힘들과 결과가 훌륭하지 않아 고민하기도 한다. 너무나 다양한 결론과 이야기가 있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길에서 만족을 느끼는 사람들의 최소한의 공통점은, 많은 사람들의 소리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소리를 찾았다는 것!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저자는 천직찾기 인터뷰여정을 이렇게 정리한다. 


"나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고나서 자신에게 정직하고 자신의 가치관에 충실하며 가면을 쓰지 않고 성공할 때에야 진정으로 행복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그건 신기루가 아니에요. 사람들이 성공하고도 불행해 하는 것은 대개 자신이 성취한 방법이 옳은지, 그 성공이 정말 가치 있는지 갈등하기 때문이에요. 특히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최선의 방법으로 알렸는지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이거든요.“ 

-415p (저자)


저자의 말 처럼 한  번도 실수하지 않고 곧바로 자신의 길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 

먼길을 가는 동안 한두 번쯤 옆길로 새는 것이 보통일지도 모른다.

나 또한 내 길을 찾고 확신을 가지는데 20년이 걸렸으니... 


정리하면, 천직을 찾는 과정에서 정말 중요한 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일'이다. 

그런데 이는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닌, '내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와  더 관련이 있다. 

내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명확하게 정의한 후 그를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충실한 삶을 사는 것. 이게 자신이 원하는 일- 천직을 찾은 이들의 공통점이었다. 

거기에서 자기 삶에 대한 만족감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만족감이야말로 사람들이 그렇게 찾고자 하는 '행복'이 아닐까 싶다. 


자신의 길에 대해 의문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볼만하다. 생각할 거리가 많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길이 보이지 않을 땐 딴짓을 권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