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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리 Jun 20. 2020

살아온 시간이 예술이 된다

노년층과 스토리텔링

스토리텔링은 말 그대로 '이야기하다'는 의미입니다. 이야기는 어떤 논리적 설득보다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크기 때문에 교육, 마케팅,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됩니다. 그런데 이 스토리텔링을 이용해서 나이듦을 즐거운 과정으로 만드는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봤습니다.


바로  뉴욕 브룩클린에 있는 비영리 단체,  ‘노인이 나누는 예술(Elder Shares The Arts)’입니다.

ESTA 홈페이지

이곳은 노인을 수동적으로 보살핌을 받는 존재가 아니라, 자립할 수 있는 존재가 되도록  장려합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예술활동을 하는데요, 모든 주요 프로그램에는 '스토리텔링'이 공통적으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살아온 시간이 예술이 된다


. ‘노인이 나누는 예술’의 주요 프로그램들로는 ‘라이프 콜라주(Life Collage)’ ‘가치 있는 글쓰기(Get Your Word Worth)’ ‘히스토리 어라이브(History Alive)’ 등이 있습니다.


라이프콜라주 (출처: EldersShareThe Arts페이스북)


 ‘라이프 콜라주 자신의 인생에 있었던 일들을 되살려 그를 그림으로 표현합니다.  작업이 벌어지는 공간에서는 각자의 인생을 성찰해보는 시간을 갖게 되고 누구든지 스토리텔러가   있습니다. 기억력 증진을 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자연스럽게 두뇌가 활성화 되도록 돕습니다.


히스토리 어라이브 ( 출처: EldersShareThe Arts페이스북)

‘히스토리 어라이브(History Alive)’는 노인 세대의 이야기를 청소년 및 젊은 세대에게 전달합니다. 청소년 교육기관과 노인복지기관의 파트너십을 통해 공동 작업을 진행하는데요. 노인들이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청소년에게 들려주면, 청소년들은 노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창작활동을 합니다. 이를 통해 그들의 삶을 공감하고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면서 의미 있는 관계로 나아간다고 합니다.  


특히, 노년을 위한 스토리텔링은 다음의 효과를 낳는다고 하네요.      

그룹별 이야기 나눔 활동으로 만성적 고립감 해소

새로운 대인관계 형성 및 의사소통 능력 향상

상상력/ 자기 표현력 증진

두뇌운동 촉진 및 기억력 관련 질환 예방


오, 우리나라에도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것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몇 군데 있더군요.

먼저 지역 어르신의 이야기로 프로젝트를 만드는 <여강유랑>이 있습니다. 여강은 여주를 관통하는 남한강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모여 여주시의 6개 마을을 돌아다니며 주민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렇게 채집된 개인사와 지역사를 예술가들이 그림, 글 등의 방식으로 작품화 합니다. 지역 노인과 예술가들의 소통을 통해 만족감, 의사소통 능력등을 가지고자 한 프로젝트입니다. (생각해보니 제 지인이 이걸 했네요.. 이제 생각이 납니다. ㅡ.ㅡ)

여강유랑 프로젝트 중  (출처: www.wasuwon.net)

한편, 어르신-청년 협력프로젝트인 '청어랑'은 히스토리 어라이브와 비슷합니다. 힙합이나 방송댄스를 추는 청년과 전통 타악기를 연구하거나 스포츠 댄스를 추는 어르신이 함께 콜라보로 공연을 하는 방식입니다. 소통하면서 서로의 문화를 공감하고 이해한다는 바탕에서 이뤄집니다.  

청어랑 프로젝트 (출처: www.edu.chosun.com)


역사학자 카를 베커가 "모든 사람은 각기 자신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스스로의 역사가"라고 했는데, 어르신들이야말로 긴 역사 속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쌓아온 살아있는 스토리가 아닐까 합니다.


나이드는 건 불변의 사실이지만, 그를 이야기로,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다면, 인생이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점점 노년인구가 많아지고 있는 우리도 이런 활동을 더 많이 활성화한다면 좋겠습니다. '라이프타임 아츠 Lifetime Arts'라는 뉴욕에 기반을 둔 노인문화예술교육 전문단체가 내세운 표어가 와닿네요.

우리는 모두 나이 든다. 이는 불변의 사실이다.
 나이 먹는다는 것은 일면 슬픈 일로 인식될지 모르지만,
 늙는다는 것이 삶의 즐거운 과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예술 활동을 통해서 가능할 것이다.




참고

아르떼 365 http://arte365.kr/?p=46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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