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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리 Jun 22. 2020

좋은 작가로 거듭나는 8가지 방법 (feat.스티븐킹)

스티븐 킹이 몸소 알려주는 글쓰기 비법

형편없는 작가에서 꽤 괜찮은 작가로 거듭나는 8가지 방법형편없는 작가에서 꽤 괜찮은 작가로 거듭나는 8가지 방법

스티븐 킹은 지금까지 61편의 장편 소설과 2백여편의 단편 소설을 썼고, 모두 3억 5천만권의 책을 판매한 베스트셀러 작가다. 세상에 나쁜 작가는 없지만, 형편없는 작가는 수두룩 하다고 그는 말한다. 하지만 재능은 충분히 발전할 수 있기에, 스스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시의적절한 도움을 받는다면 형편없는 작가도 꽤 괜찮은 작가로 나아가 위대한 작가로 거듭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 의미에서 스티븐 킹은 좋은 소실을 쓰는 방법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는 걸 모두 털어놓겠노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아래는 책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그가 털어놓은 것을 간추렸다. 




1. 작가가 되려면 반드시 해야할 2가지 - 많이 읽고 많이 써라!


나는 읽는 속도가 느린 편인데도 일년에 70~80권의 소설을 읽는다. 직업적으로 읽는게 아니라 정말 재밌어서 읽는다. 이야기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다. 형편없는 책을 통해서 그렇게 쓰지 말아야 한다는 걸 배우고, 좋은 소설 한 권을 통해서 대학의 문예 창작과에서 한 학기를 공부하는 것과 맞먹는 가치를 배운다. 

 

빼어난 스토리와 문장력에 매료되는 건 모든 작가의 성장과정에 필수적이다. 독서를 통해 다양한 문체를 경험하고,  특별히 멋있어 보이는 문체를 모방하게 될 수도 있는데 그것은 자기만의 문체를 개발하는데 필수적인 과정이다. 저절로 되는 일은 없다. 폭넓은 독서를 하면서 끊임없이 자기 작품을 가다듬어야 한다. 책을 읽는 사람은 작가의 나라에 입국하는 각종 서류와 증명서를 갖추는 셈이다. 꾸준하게 책을 읽으면 언젠가는 자의식을 느끼지 않으면서 열심히 글을 쓸 수 있는 어떤 지점에 이르게 된다.   

가장 좋은 글쓰기 방법 중 하나 - 책 읽기 (이미지출처: pixabay)



2. 얼마나 써야 할까? 매일 꼬박꼬박 써라.


일생동안 딱 한권을 저술하는 작가도 있고 (제임스 조이스) 500권을 집필하는 작가도 있다. (존 크리시)

나는 보통 오전에 집필하는데 어떤 작품을 시작하면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꼬박꼬박 글을 쓴다. 그렇지 않으면 마음 속에서 등장인물들이 생기를 잃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방법은 도저히 손댈 수 없을 만큼 뜨겁고 싱싱할 때 얼른 써버리는 것. 그리고 일하지 않을 때는 아예 아무것도 안 쓰는데 이럴 때면 늘 안절부절못하고 잠도 잘 못잔다.


하를 하루 10페이지씩 쓰는 것을 좋아하며 낱말로는 2천 단어쯤 된다. 이렇게 3개월을 쓰면 18만 단어가 되는데 그 정도면 책 한권 분량으로 넉넉한 셈이다. 규칙적으로 작업하려면 차분한 분위기에서 일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죽어라 노력하기가 귀찮다면 좋은 글을 쓰고 싶다고 말할 자격이 없다. 뮤즈는 분명 존재하지만 그는 지하실에서 살고 있으며, 낑낑거리는 힘겨운 노동은 모두 여러분의 몫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영감을 주는 능력이 있다. 밤을 새우는 노고를 감당하는 건 당신 자신이지만 뮤즈의 마법 가루는 여러분의 인생을 바꿔놓을 수도 있다.   



3.  어디에서 쓸까? 자기만의 장소를 만들어라.


어디서고 글은 쓸 수 있지만 대부분은 자기만의 장소에서 가장 잘 쓴다. 그런 곳을 마련하기 전에는 많이 쓰겠다는 새로운 결심을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장소는 허름해도 좋은데, 정말 필요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문'으로 여러분은 이 문을 닫을 용의가 있어야 한다. 문을 닫는다는 건 여러분의 결심이 진심이라는 것을 온 세상과 자신에게 공언하는 일이다. 일단 목표량을 정했으면 그 분량을 끝내기 전에는 절대 문을 열지 않겠다고 다짐하라. 


글을 쓰는 건 자신의 세계를 창조하는 일이다. 집필실도 자기만의 공간이고 꿈을 꿀 수 있는 것이다. 날마다 같은 시간에 같은 공간에서 1천 단어를 옮겨 적은 후 나오는 건, 버릇을 들이기 위해서다. 비슷한 과정을 반복하면 창조적인 상태로 들어가기가 쉬워진다. 


그러니 여러분에게는 우선 방이 필요하고, 문이 필요하고, 그 문을 닫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 아울러 구체적인 목표도 필요하다. 이렇게 기본적인 것들을 오래 실천하면 할수록 글쓰는 일이 점점 쉬워진다. 뮤즈를 기다리지 말아라. 여러분이 해야할 일은 날마다 일곱시부터 세시까지 반드시 작업을 한다는 사실을 뮤즈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그러면 뮤즈는 조만간 우리 앞에 나타나 시가를 질겅질겅 씹으며 마술을 펼치기 시작할 것이다.   

자신만의 작업실에서 꾸준히 작업할 것. (이미지출처: pixabay)


4. 무엇을 쓸 것인가? 무엇이든 좋다, 단 진실만을 말하라. 


우선 아는 것에 대해 쓰라. 자신이 잘 알고 있고 또 좋아하는 소재를 쓰는 것이 좋다. 다른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은 소재나 돈을 벌겠다는 목적으로 특정 장르를 선택하는건 심각한 잘못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쓰되 그 속에 생명을 불어넣고, 삶이나 우정이나 인간 관계나 성이나 일 등에 대하여 여러분이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들을 섞어넣어 독특한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특히 일이 중요하다. 사람들은 일에 대한 내용을 즐겨 읽는다. 이유는 나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사실이다. 

여러분은 자기가 잘 아는 것들을 통하여 독특한 작가가 될 수 있다.
용기를 가져라.
적진을 살피고 돌아와 거기서 알아낸 것들을 우리에게 이야기하라.   



5. 이야기를 이끄는 플롯은 어떻게 만드나? 플롯은 없다. 그냥, 솔직하게 받아적어라. 


소설은 서술, 묘사, 대화 세가지 요소로 이뤄진다. 하지만 플롯은 어디에도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소실 창작이란 어떤 이야기가 저절로 만들어지는 과정이라는게 나의 기본적인 신념이다. 작가가 할 일은 그 이야기가 성장해갈 장소를 만들어주고 받아 적는 것 뿐이다. 플롯보다는 직관에 더 많이 의존하는데, 상황을 바탕으로 내용이 전개되면, 일어나는 일들을 그저 지켜보다 그대로 받아적는다.  


나는 소설이란 땅 속의 화석처럼 발굴되는 것이라고 믿는다. 이미 존재하고 있으나 아직 발견되지 않은 어떤 세계의 유물이다. 작가가 해야할 일은 자기 연장통의 연장을 사용해 각각의 유물을 최대한 온전하게 발굴하는 것이다. 창작이라는 정글 속으로 들어서면 한 번에 한 단어씩 쓸수밖에 없다.   

한 번에 한 단어씩 (이미지출처: pixabay)


6. 독자를 끌어들이는 탁월한 묘사는 어떻게 하나? 명료한 관찰력과 명료한 글쓰기


묘사는 독자를 이야기로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탁월한 묘사력은 후천적 능력이므로 많이 읽고 많이 쓰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묘사하는 방법 뿐 아니라 분량도 중요한데, 많이 읽으면 적절한 분량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고, 많이 써보면 묘사하는 요령을 알 수 있다. 직접 해보면서 습득해야 한다. 


묘사는 여러분이 독자에게 어떤 경험을 주고 싶은지를 떠올리는 것에서 시작한다. 등장인물의 체격이나 용모 같은 것은 독자의 상상에 맡겨버리고, 대신 장소와 분위기를 묘사하는 데 훨씬 더 공을 들인다.  탁월한 묘사는 모든 것을 한꺼번에 말해주는 몇 개의 엄선된 사실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를 설명하는데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를 적는다. 모든 감각을 열어놓아야 한다.  


묘사를 잘하는 비결은 명료한 관찰력과 명료한 글쓰인데, 명료한 글쓰기란 신선한 이미지와 쉬운 말을 사용하는 것이다. 묘사가 길어지면 지루해진다. 중요한 건 언제나 스토리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본 것을 말하되 이야기를 계속 진행시켜라.  


7. 생명을 불어넣는 대화는 어떻게 쓰나? 먼저 잘 듣기. 


좋은 소설의 기본 원칙 중 하나는 독자에게 설명하려 하지 말고 직접 보여주라는 것이다. 

대화문을 잘 쓰는 작가들은 대개 남들과 어울리면서 말하고 듣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사실적이고 공감을 주는 대화문을 쓰려면 '반드시' 진실을 말해야 한다. 중요한 건 각각의 등장인물이 자유롭게 말하도록 내버려두는 일이다. 자신의 작품이 진실하게 들리기를 바란다면 진실하게 말해야 한다. 더 중요한 건 입을 다물고 남들이 말하는 것을 듣는 일이다.   


8. 등장인물은 어떻게 창조하는가? 


등장인물에는 자신의 모습도 들어가고 여러분이 관찰했던 다른 사람들의 성격도 함께 들어가는데 무엇보다 상상력이 가미된다. 상상력을 통해 내가 직접 미저리의 미치광이 간호사가 되어볼 수 있었다. 꽤나 재밌었다. 여러분이 일을 제대로 한다면 등장인물들이 생명을 얻어 스스로 온갖 일들을 해나가기 시작할 것이다.  


여러분이 해야하는 일은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눈여겨보는 일. 그리고 본 것에 대해 진실을 말하는 일이다. 내 경우에 등장인물에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 하는 문제는 순전히 소설을 쓰면서 내가 그들에 대해 어떤 사실을 발견하느냐에 달렸다. 좋은 소설은 사건이 아니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궁극적으로는 언제나 스토리가 가장 중요하다. 





좋은 소설을 쓰기 위한 방법은 결국 두 가지로 귀결된다. 

연습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진실을 말할 것. 

스티븐 킹은 많은 사람들이 주제에 매달리는 데, 사실 주제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처음부터 문제나 주제의식을 가지고 출발하는 것은 형편없는 소설의 지름길이다. 좋은 소설은 반드시 스토리에서 출발해서 주제로 나아간다. 일단 기본적인 스토리를 옮겨 적은 뒤에는 그 스토리의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수정작업을 하면서 자신의 결론을 집어넣을 필요가 있다.


그는 초고를 쓰다가, 혹은 아이디어가 막혔을 때, 혹은 수정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이런 질문을 던진다.

'이 작품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것인가?' 


작품의 내용이 무엇인지를 결정했으면, 그 다음 해야할 일은, 작품을 수정하면서 그 내용을 더욱 분명하게 만드는 일이다.  이는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으로 만들어주는 비전을 각각의 작품 속에 심는 일이다.   


스티븐 킹의 창작론이 갈무리된 글쓰기 책. 그의  책 중에서 가장 재밌게 읽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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