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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리 Jul 14. 2020

책쓰기 전 반드시 해야할 작업, 참고도서분석

그 책은 왜 베스트셀러가 됐을까?

요리사들은 끊임없이 맛집 탐방을 간다. 식재료 연구 뿐만 아니라, 다른 요리를 경험하며 영감을 받거나 아이디어를 얻어 새로운 요리를 개발하기 위해서다. 


책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작가라면, 비슷한 주제를 가진 다른 책들을 보며 어떻게 쓰여졌는지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바로 <참고도서 분석>, 이름만 거창하지 사실 별 건 아니다. "내가 쓰려고 하는 주제외 비슷한 책이 있는지 살펴보고, 그를 연구하는 것"이다. 그럼 무엇을 연구할 것인가? 이런 것들을 보면 된다.


주제를 어떻게 표현하는지(컨셉), 어떤 구성을 가지고 있는지 (목차), 누구를 독자로 하고 있는지 (타겟), 마케팅 포인트는 무엇인가?  등을 보면서 내 책의 방향을 더 상세히 설정하게 된다. 이를 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첫째, 다른 책이 어떻게 쓰여졌는지를 보면서 내 책이 가질 '차별성'을 연구하고,

둘째, 참고 책의 특징과 장단점을 통해 내 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보다 명확하게 잡는 것. 


이 작업은 초고를 어느정도 (20% 이상) 쓰고나서 하는 것이 좋다. 내 글을 써보지 않으면 다른 책을 봐도 별로 보이는 것도 없고 크게 와닿지도 않는다. 하지만 어떻게 쓸 건지 컨셉을 고민하고 목차를 고민하면서 글을 써본 경험이 생기면, 비슷한 주제를 가진 다른 책들을 보면 그야말로 눈이 번쩍 뜨인다. 이 책이 어떤 점에서 좋고, 어떤 점에서 아쉬운지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그게 보이면 거꾸로 내 책은 어떻게 쓰여져야 할지가 가늠된다.  


참고도서 분석법


참고도서는 대개 해당분야의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를 참고하고, 그 외에도 개인적으로 참고하고싶은 책이 있으면 함께 살펴보면 된다. 참고도서를 분석하는 방법은 이렇다. 


1. 먼저 책을 고른다. (해당분야 베스트 셀러 / 스테디셀러 /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책 위주)

2. 주제, 컨셉, 목차를 중점으로 (편집자가 된 것처럼) 책의 특징을 파악한다.

이 책의 독자는 누구이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주제를 어떻게 구체화하여 표현하고 있는지, 마케팅 포인트는 무엇인지 등을 보는 것이다. 

3. 책에서 배울 점과 아쉬운 점 등을 찾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분석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편집자의 관점'을 장착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독자의 입장에서 책을 읽어왔다면 참고도서는 편집자적인 측면에서 봐야한다. 즉, '이게 정말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책인지, 팔릴 만한 책인지'를 봐야한다는 말이다. 때문에 참고도서 분석은, 요리사가 타 레스토랑에 가서 다른 요리사의 요리를 맛보는 것과 비슷하다. 상대가 어떻게 맛을 구현하고 서비스를 하는지 보고 내 요리에 참고하는 것이다. 단순 먹방이 아닌 참고용 먹방인 것이다. 물론 이를 잘한다고 해서 좋은 책을 쓰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내 책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가닿아야 하는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에 대해 좋은 힌트는 얻을 수 있다. 사전에 충분히 할수록 도움이 된다.   



참고도서 분석팁


20~30권 하라고 하는데, 그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많이 할수록 좋다. 그럼 그 많은 참고도서를 다 읽어야 하느냐? 그건 아니다. 물론 책을 전체적으로 다 읽어보고 하면 가장 좋겠지만, 굳이 다 읽지 않아도 할 수 있다. 

자, 어디, 한번 꼼꼼히 봐볼까나~~ 

1. 다 읽을 필요가 없다

3~5권은 다 읽어보고 조목조목 분석하지만, 일부 책은 온라인 서점에 들어가 책 소개, 목차, 서문 정도만 보고 분석한다. 그 기준은 내가 베끼고 싶을만큼의 책인지, 그냥 참고만 할 책인지다. 


요즘엔 미리보기가 20쪽 정도는 가능해서 서문과 앞의 글 몇개만 봐도 책의 컨셉과 문체, 느낌 등을 파악할 수가 있다.  그리고 이게 가능한 또 다른 이유는 독자 후기가 있기 때문이다. ㅎㅎ 

이 많은 책을 다 볼 필요는 없다. 꼼꼼히 볼 책과 훑어볼 책을 분류해서 보자. 기준은? 내가 베끼고 싶을만큼 좋은 책인지, 그냥 참고해볼책인지. 

2. 독자 리뷰를 파악한다. 

 또 하나의 좋은 팁은, 바로 독자 후기를 보는 것이다. 온라인 서점에 들어가서 나와 비슷한 분야의 책을 찾아 검색한 뒤, 그 책에 달린 독자들의 서평을 본다. 독자들의 서평을 보면 무엇이 좋고, 무엇이 부족하며, 독자들이 어떤 점을 원하는지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인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책에 붙은 독자리뷰를 보자. (YES24 참조) 별 다섯개 리뷰는 대체로 이렇다. "이 책 제목이 너무 좋았다." "잘 읽힌다" "너무 공감이 간다" 

별 두 세개를 보면 이렇다. "별로 특별한 게 없다." "어디선가 본 내용이다" "기대만큼은 아니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독자평 (예스 24) 

책을 읽어보지 않고 리뷰만 봐도, 이 책의 특징이 도출된다.

'뻔한 말을 뻔하지 않게 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미학. 짧은 글과 그림으로 구성돼 읽기가 쉽고, 또 20~30대가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가 많아서 공감과 힐링을 준다. 무엇보다 제목을 잘 뽑았다.' 

 

이처럼 별 다섯개 리뷰를 보면 독자들이 왜 이 책을 샀는지, 이 책의 차별성이 무엇인지를 볼 수 있고,

별 두 세개 리뷰는 이 책에 대해 뭐가 아쉬운지, 이 책에서 건드려주지 못한 독자들의 니즈가 무엇인지 볼 수 있다. 독자리뷰는 독자들의 니즈를 파악하는데 가장 좋은 도구다. 나와 비슷한 책을 찾아서, 그에 달린 독자들의 서평과 후기를 통해 그들이 원하는게 무엇인지 진짜 '니즈'를 파악해보면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다. 



참고분석 예시

그렇다면 참고도서를 어떻게 분석하는지 예시로 한번 봐보자. 아래는 나만의 방식으로 참고도서를 분석한 내용이다. 나는 <16주 만에 내 책 한권 쓰기>를 주제로 글쓰기에 관한 책을 쓰고 있는데, 때문에 글쓰에 대한 책을 찾아보고 있다. 여러 권의 참고도서 가운데 명저로 꼽히는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책을 보며 살펴본 것들을 적어봤다. 제목, 부제, 마케팅문구, 특징, 분석내용, 목차를 중점으로 보았다. 


제목: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한문화 

부제: 전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은 혁명적인 글쓰기

마케팅문구: 

"내가 주장하는 것은 언제나 단 하나다.

자신의 느낌을 믿어라! 자신이 경험한 인생을 신뢰하라! 

뼛속까지 내려가서 내면의 본질적인 외침을 적어라!"

"당신 속에 잠들어 있는 '작가'를 흔들어 깨우는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글쓰기 방법론"


특징

이 책은 매우 자유로운 구성과 키워드를 가지고 이야기하는데, 끊임없이 '글쓰기'를 건드린다. 글쓰기 방법론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내 안에 있는 글쓰기 잠재력을 일깨우고 그를 키워내는지 방법을 이야기한다. 재밌다. 동기부여가 된다. 부담이 없이 읽히고, (기존의 많은 글쓰기 책과 달리) 글쓰기 부담을 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고나면 뭐라도 한자 적어보고 싶다. 저자의 깊은 통찰이 돋보이는 책이다. 이 책의 독자는 '글쓰기에 관심있는 모든 사람'으로 범위가 넓다.


분석

제목이 좋다. 잘 뽑았다. 글의 내용과 목적을 매우 잘 담고 있다. 

이 책은 글 방법론보다는 창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내가 낼 책의 방향성과도 비슷하다. 글쓰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 주저함, 강박을 자연스럽게 건드리고 있다. 거기에 자기 이야기를 덧붙여 이야기 해줌으로써 공감도 사고 있다. 딱히 체계화 되지 않은 목차 또한 마음에 든다. 


이 책이 내가 쓰고 싶은 방향성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나는 글쓰기 방법론 보다는 글을 지속해서 쓸 수 있는 '힘'에 대해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책을 쓰려면 방법은 하나 뿐이다. 원고를 지속적으로 쓰는 것. 글을 지속적으로 계속해서 쓸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초점을 맞추고 싶다. 그러니까 내 책은 글을 '잘'쓰기 보다는 '어떻게든' 쓰는 데 초점이 있다. ㅎㅎㅎ 거침없이 그러나 자유롭게, 자연스럽게 글쓰기. 책을 한권 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글을 쓸 수 있게 이끄는 역할, 그게 내 책의 역할일 거 같다. 



내 책을 쓴다고 마음먹는다고 해도, 처음에는 어떤 책이 될 건지 막연하고 그게 당연하다.  

하지만 참고도서 분석으로 한 권 두 권 다른 책들에 대한 분석이 쌓여가면, 

내 책이 어떤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그림이 점점 더 구체적으로 그려진다. 

내 책은 과연 어떤 책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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