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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오늘 하루만

튀니스의 노을이 들려준 말

by 김글리

아무것도 안하고 있어도, 그냥 너무 너무 좋았던 튀니스(*튀니지 수도).

튀니스의 상징물인 개선문, 시내 중심부에 있다 ©Adrià Páez Forteza 출처:flickr.com

그곳에서 보냈던 20일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리고,

어느덧 튀니스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튀니스의 거리를 거닐었다.

튀니스 메디나의 좁은 골목길 ©Adrià Páez Forteza 출처:flickr.com

그날 노을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하늘이 북극의 오로라 처럼 보라, 빨강, 주황, 하늘빛 갖은 색색깔로 물들어갔다.


나는 발걸음을 멈추었고,

숨을 멈추었다.

그리고 아~주 오랫동안 고개를 들어 노을을 바라보았다.


마치 온 몸이 노을 안으로 빨려들어가 버릴 것 같던 순간,

나는 어떤 소리를 들었다.

“너, 오늘이 여기 마지막 날이지?

지금 니가 느끼고 있는 그 느낌.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는 그 느낌을,

언제나 기억해. 잊어버리지 않게.

모든 날을 그 느낌으로 살아. 오늘이 마지막날이라고.”


난, 어디서 그 목소리가 오는지 알 거 같았다.

하늘에 대고 말했다.

"넵. 약속할게요."


그래, 오늘만, 오늘만 살아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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