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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리 Sep 11. 2020

100일동안 매일쓰면 일어나는 일

습관연구 권위자인 ‘웬디 우드’에 따르면, 우리 삶의 43%가 습관으로 이뤄진다고 한다. 지난 5월 말의 어느 날, 내 삶에 ‘글쓰기 습관’을 더해보기로 했다.


처음엔 한 달만 해보려고 했다. 첫 한달은 매일 매일 새로운 글들을 뽑아내는 게 재밌었다. 매일 쓰니 정말 글이 느는 것도 같았다. 그래서 한 달을 더 연장했다. 두번째 한 달도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소재가 점점 달리기 시작했다. 평소의 나라면 쓰지 않았을 것들도 글로 쓰게 되었다. 주식에 대해서도 쓰고, 온라인 강의법에 대해서도 쓰고, 비즈니스 철학에 대해서도 썼다. 쓸거리가 없다보니 공부하고 있는 것들을 쓰기도 했는데, 오히려 쓰면서 더 많이 공부가 되었다. 세번째 한 달은 더욱 소재가 달리기 시작했다. 나는 매일 눈에 불을 켜고 소재를 찾았다. 무엇이든 이야기거리를 찾아서 썼고, 정 쓸 거리가 없으면 좋은 영어문장을 적기도 했다. 그렇게 100일을 채웠다. 100일 글을 썼다고 해서 굉장히 크게 변화되는 건 없다. 하지만 세가지 확실하게 경험한 것이 있었다.



100일동안 매일 쓰다보면 일어나는 일


첫번째, 글쓰기 울렁증이 사라진다.


잘 써야한다는 생각이 강했던 나는 글을 쓸 때마다 고민과 주저함이 많았다. 그런데 매일 글을 쓰게 되니, 닥치고 쓰게 되었다. 정말 쓰기 싫은 날도 있고, 소재가 딸리는 날도 있고, 시간이 없는 날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리에 앉아 ‘어떻게든’ 쓰다보면, 정말 '뭐라도' 쓰게 된다. 글을 못쓰는 이유를 들여다보면 대부분 하나다. 글을 쓰고싶다는 생각만 많고, 정작 앉아서 글을 쓰는 시간은 없다는 것. 글쓰기에서 중요한 건 '일단' 쓰는 일이다. 잘 쓰려면 자꾸 써봐야 하는데 생각만 하고 쓰질 않으니 소용이 없다. 글쓰기 울렁증은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심에서 기인한다. 그런데 닥치고 쓰게 되면, 어떻게든 써야한다는 생각이 잘 써야한다는 생각을 압도하게 되고, 그렇게 쓰다보면 글쓰기 울렁증도 사라진다. 마음먹은대로 쓸 수 있다. ㅎㅎ



두번째, 생각을 정리하고 이를 글로 표현하는 '글 근력'이 강해진다.


글을 써보면 알겠지만, 좋은 생각이 떠올라도 막상 이를 그대로 글로 옮기는 건 쉽지 않다. 그런데 매일 쓰다보면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는 힘이 매우 강해지는 걸 느끼게 된다. 예전엔 어떤 주제를 3시간 걸려 글로 정리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1시간이면 정리해버린다.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언어로 표현하는 힘이 '글 근력'이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근력이 늘어서 체력이 좋아지듯, 글쓰기도 규칙적으로 하면 글 근력이 늘어 생각하고 정리하는 힘이 강해진다. 덕분에 마음먹고 자리에 딱 앉으면, 글을 한 편 뽑아내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절반 이상 단축되었다.



세번째, 글쓰기 습관이 길러진다.


마크 주커버그 왈 “뜨거운 열정보다 중요한 건 지속적인 열정”이라고 했다. 무엇이든 해내려면 ‘존버정신’이 필요하다. 존나게 버티는 정신이다. 글은 처음 시작할 때가  가장 힘들다. 뭘 써야할지 막막하고 어떻게 풀어야할지 모르겠고 그래서 어서 빨리 이 자리를 박차고 나갔으면 좋겠고 미치겠고.. 이런 생각이 많이 올라온다. ㅎㅎㅎ 그런데 어떻게든 붙어앉아 흐름을 타기 시작하면, 글을 덧붙여 나가는 게 어렵지가 않다. 어려운 일을 쉽게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다. 습관은 지속하는 행동패턴이다. 한달만 해도 글쓰는 습관은 길러지지만, 100일정도 하면 인이 박인다. 인이 박인다는 건, 패턴이 몸에 배여버린다는 것. 이 정도가 되면 잠깐 쓰지 않아도 흐름이 유지될 정도의 지속력이 길러진다.  



100일의 글쓰기는 머스트 킵고잉


100일로 드라마틱한 변화를 만들수는 없지만, 적어도 책을 한권 쓴다고 할 때 초고의 80~100%를 쓸 수 있다. 주변에 책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100일동안 글을 써보길 권한다. 초고는 어차피 작품이 아니다. 초고를 잘 쓰려고 애쓰기 보다는 일단 쓰고, 그를 고쳐서 작품을 만들어가는 것이 좋다. 초고를 수정하고, 쳐내고, 또 통합시키면서 새로운 원고를 만들어낼 수 있다. 첫 번째 100일동안 초고를 쓰지 못했다면 다시 100일을 써서 초고를 완성시키면 된다. 


나는 글을 쓸때마다 이런 생각을 한다. 


글을 쓰고 있는 한, 어쨌든 나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그러니 그만둘 수 없다. 

Writing must go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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