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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리 Sep 25. 2020

인생을 정리하는 글쓰기

더하기 보다 뺄 때, 진짜 삶이 드러난다

더하기보다 빼는 시간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이야기를 쌓아간다. 그런데 쌓아두기만 할 뿐 좀처럼 처리하지 않는다. 인도에서는 이를 두고, '썩은 감자를 등에 지고 다닌다'고 표현한다. 버려야할 것들이 있는데도, 그를 모른채 썩은 내가 날 정도로 계속해서 이야기들을 지고 다닌다는 말이다.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이야기라도, 우리는 버리지 않고 오랫동안 안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곱씹을때마다 계속 상처를 입으면서도, 버리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가 우리가 계속해서 지고 다니는 썩은 감자다.


그러면 어떤 이야기를 선택하고 어떤 이야기를 버릴 것인가? 그 기준을 곤도 마리에의 철학에서 좀 빌려왔다. 전세계에 정리열풍을 가져왔던 곤도 마리에는 "설레지 않으면 버리라"는 말로 정리를 삶의 철학으로 승화시켰다. 집안을 정리하면 사고방식과 삶의 방식, 그리고 인생까지 극적으로 달라지는데, 이는 정리를 통해 '과거를 처리'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정리를 할 때 직접 물건 하나 하나를 만져서 몸의 반응을 살피고, 설레지 않는다면 버리게 한다.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다. 이야기도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다. 그 이야기를 떠올렸을 때 내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본다. 잘 살피며 좋은 느낌이 올라오면 그 이야기를 가지고 있되, 그렇지 않으면 버린다. 



글은 내 삶을 정리하게 돕는다. 글을 쓴다는 건 내게 일어난 모든 일을 쓰는 것이 아니라, 내게 일어난 일을 ‘편집’하여 쓰는 일입니다. 편집은 사건을 선택하고, 그를 해석하고, 적는 행위는 스스로의 경험을 정리하는 일. 인생에서 벌어진 수많은 사건들 가운데 무엇을 택하고 그를 어떻게 해석하는지를 보게 되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드러난다. 



변화가 필요하다면 내 삶을 정리할 때


행복한 인간은 행복한 이야기를 많이 가진 사람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내가 좋아하고, 나를 설레게 하는 이야기를 가지고 살 때의 나를 상상해본다.  내가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내가 참 괜찮은 인생을 살아왔구나를 깨닫게 되는 순간을 매일 맞이한다고 생각해본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도, 이대로도 나 참 괜찮구나.' 생각이 절로 들 것 같다. 그대로도 참 행복할 거 같다.


지금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내 삶을 정리할 때가 된 것이다. 

글을 쓰며 설레는 이야기를 남기고, 나머지는 과감히 정리하는 작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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