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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리 Mar 07. 2021

건강한 삶을 위한 이야기 둘

[매거진 리뷰] 라이프웨어 : 건강을 찾아서

지난 주 [라이프웨어 LifeWear]  매거진을 받았다.

유니클로에서 만든 라이프매거진으로, 일 년에 두 번 발행되고 매 호마다 특정 주제를 다룬다. 

이번 호의 테마는 무려 ‘건강을 찾아서(Find Your Healthy)’! 

건강과 먹거리에 관심이 많다보니, 건강을 다룬 기사에 저절로 눈이 갔다.  



농장에서 식탁으로 Farm to Table


미국 캘리포니아에는 '농장에서 식탁으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건 레스토랑이 많다고 한다. 이들은 현지의 농장에서 수확된 질좋고 싱싱한 식재료를 가지고 요리를 만들어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직거래를 통해 생산자를 돕고, 손님에게는 건강하고 안전한 요리를 제공한다는 상생의 철학이 담겨있다. 

(출처: Google)

일본 도쿄에도 이 같은 철학을 바탕으로 오픈한 레스토랑이 있다. 

이름부터가 <로컬 Locale>이다. 

케이티의 <로컬>레스토랑 전경 (출처: 유니클로 라이프웨어 매거진 온라인 페이지)

<로컬>은 캘리포니아 출신의 미국인 쉐프, '케이티 콜'이 운영하는 자그마하나 레스토랑이다. '농장에서 식탁으로'를 내세워, 질 좋은 식재료를 제공받아 그때 그때 메뉴를 정해 손님에게 제공한다. 말이 쉽지, 매번 들어오는 재료도 달라질 테고, 유기농 재료인만큼 가격도 비쌀 것인데 그걸로 계속해서 메뉴를 바꿔가며 요리를 해나가는 게 상당한 실험정신으로 보였다. 


"보내준 채소상자를 열때마다 나카자토 부부 (생산자)가 함께 있다고 상상합니다. 

이렇게 멋진 맛을 요리에 담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제 일은 생산자와 레스토랑을 찾는 손님을 연결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새삼 듭니다." 


자신의 일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태도가 달라진다. 

케이티는 요리를 '생산자와 손님을 연결하는 일'아라고 정의하고 있었다.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나카자토 부부와 케이티. 틈틈이 농장을 들린다고. (출처: 유니클로 라이프웨어 매거진 온라인 페이지)

  

오픈주방이라, 주문하면 즉석에서 요리를 만들어 대접하고 그 과정이 훤히 보인다. 

손님과 대화나눌 기회도 많아지기 때문에 맛에 대한 평가도 즉석에서 받게 된다.   


"요리는 자기 중심적이 될 수 있고, 셰프는 맛 평가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걱정이 많으면 바깥 세상과 단절될 수 있습니다.

저는 열린 마음으로 모두에게 좋은 에너지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모두가 이 농장의 멋진 식재료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가 행복해하면 저도 행복하고 큰 원동력이 됩니다."


오픈주방 & 맛있는 요리들, 캘리포니아 요리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요리한다. (출처: 유니클로 라이프웨어 매거진 온라인 페이지)

나도 글 한 편을 쓰면, 아무래도 읽는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데 과감히 드러내놓고 어떤 평가라도 달게(?) 받겠다는 오픈마인드와 용기에 저절로 엄지척~. 그래서일까? 케이티 왈,  예전에는 레스토랑 일을 마치면 녹초가 되곤 했는데, 오히려 오픈주방에서 일하면서 종일 기운이 넘친다고.

  

건강한 농산물을 키워 그걸로 식사를 준비하고, 그를 통해 누군가에게 건강함과 행복감을 선사하는 일. 

이런 일상적인 부분을 건강하게 순환하도록 구현한 게 바로 이 '로컬' 레스토랑이 아닌가 싶다. 

이름이 로컬인것도, 집이나 단골 카페처럼 편안한 장소가 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라고. 

이처럼 철학이 녹아들고 잘 표현된 공간은, 그 자체로 매력이 넘친다.


어쩌면 그는 이 공간을 통해 자신의 철학을 요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출처: 유니클로 라이프웨어 매거진 온라인 페이지)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한 26가지 질문


페이지를 휙휙 넘겨보니, 아웃도어, 먹거리, 여행, 패션, 건축, 옷 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좋아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인터뷰가 실려 있어서 반갑게 읽었다. 

(유니클로 제공)

무라카미는 그만의 독특한 세계관으로 전 세계에 독자가 있는 작가다. 허나 나는 그의 소설보다 에세이를 더 좋아한다. 하루키의 문장은 군더더기가 없어 읽을 때 담백한 즐거움이 있다. 꽤 유머러스한데다, 일과 삶에 대한 철학이 확실해서 작가로서 배울 점이 많다. 


그는 TV에 나가지 않기로 유명한데, 요새 라디오 DJ로도 데뷔했다고 한다. <무라카미 RADIO>를 운영하며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좋아하는 이야기를 나눈다고 한다. (작가가 되기 이전에 재즈바를 운영했으니… DJ는 상당히 잘 어울리는 일이다)  그의 방송은 Tokyo FM 외에 37개 인터넷 채널에서 비정기적으로 방송되는데, 알아듣진 못하겠지만 호기심이 생긴다. 그의 인터뷰 중에서 마음에 와닿은 일부를 좀 따왔다.

      
- 어떤 사람이 멋있는 사람이냐?

"별거 아닌 옷도 기분좋게 입고 있는 사람이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로 휘감고 옷에 파묻혀 있는 듯한 사람은 별로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정말 편안해 보이는 하루키 (유니클로 제공)

매일 러닝을 하고 풀 마라톤에도 출전하는데, 달리기가 소설에 영향을 미치냐?

"서른 살이 넘었을 무렵부터 달리기를 했는데요. 당시 운영했던 재즈 바를 그만두고 전업 작가가 된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입니다. 가게를 할 때는 몸을 많이 썼기 때문에 군살이 붙을 여유가 없었는데, 역시 앉아서 하는 일을 하다보니 체중이 자연스럽게 늘더군요. 그때 큰 일 났다 싶어서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계속 뛰지 않으면 몸이 버티기 힘들겠구나 싶어졌습니다. 작가라는 직업은 40세 정도까지는 젊으니까 얼마든지 글을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시기가 지나면 점점 체력이 떨어져서 글을 쓸 힘조차 없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책상 앞에서 계속 글을 쓰는 일은 체력이 필요합니다. 

재능은 아무래도 쉽게 키워지지 않지만, 체력은 됩니다."   


(체력이 중요하고, 건강해야 좋은 문장을 쓸 수 있다는 건 100% 공감. )


SNS를 전혀 안본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궁금하다.

"대체적으로 문장이 고급스럽지 않습니다. 좋은 문장을 읽고 좋은 음악을 듣는 것이 저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좋지 않은 음악과 문장은 접하지 않는 게 가장 좋습니다." 


하루키는 주관이 확실해서 호불호는 있지만 그만큼 매력도 있다. 그는 자신에게 뭣이 중한지, 중하지 않는지를 확실히 안다. 어쩌면 이게 그가 롱런하는 작가의 비결인지도. 하루키는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게 되면 재즈클럽을 열 계획인데, 계속 쓰고 싶은 게 생각나서 계획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일단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 하는게 그의 기본 철칙인 듯 하다. 이것도 그가 롱런하는 비결이 아닐지. 


참고로, 2021년에 와세다 대학에 '무라카미 하루키 라이브러리'가 완공된다. 그가 가지고 있던 원고, 소설, 번역본, 레코드 등을 모아두어, 다음 세대를 위한 아카이브이자 교류센터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기 위해 만든다고 한다. 하루키는 매우 개인적인 성향임에도 불구, 자신의 사회적 포지션을 의식해 그에 책임을 다하려하는 모습이 있다. 이 또한 배우고 응원하고 싶은 부분이다. 



여행, 문화, 패션 등 다양한 업계에서 나오는 여러 매거진들을 즐겨 읽는다. 이번 [라이프웨어] 매거진은 패션지이나 생활밀착형인데다, 리뷰를 부탁받아서 더 열심히 읽었다. ㅎㅎ 자극적이지 않고, 약간은 심심하게, but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다루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개인적으로 맨 뒤에 실려있는 <목늘어난 티셔츠 관리법>이 아주 유용했다 :) 이 밖에도 건축의 거장 '안도 다다오'의 인터뷰와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그곳'과 같은 매력적인 콘텐츠가 풍부하게 담겨져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찾아보면 좋을듯 싶다!

(출처: 유니클로 라이프웨어 매거진 온라인 페이지)


[라이프웨어 LifeWear] 매거진은 지난 2월 26일 발매, 전국 매장에서 무료로 만나볼 수 있다. 


(* 해당 업체로부터 매거진과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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