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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리 Apr 23. 2021

아직 내 쓸모를 못 찾았다면,나만의 특별함을 찾는 공식

쓸모를 찾는 새로운 눈

 

'페르시아 흠'이라고 들어보셨나요? 페르시아 양탄자는 세계가 알아주는 명품인데, 최고급 양탄자지만 반드시 흠이 나 있습니다. 재밌는건, 장인들이 양탄자를 짤 때 그 흠집을 일부러 넣는다는 건데요. 그들은  완벽한 양탄자를 만들어 낼 수도 있지만, '세상에 완벽한 건 없다'는 철학이 담아 부러 흠을 만들어 냅니다.

  아메리카 인디언들도 비슷합니다. 그들은 목걸이를 만들 때 좋은 구슬만 쓰지 않고, 일부러 흠집이 나거나 깨진 구슬을 하나씩 넣습니다. 그 구슬을 가리켜 '영혼의 구슬' (soul bead)라고 하는데요, 여기엔 '모든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인디언들의 지혜가 담겨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특별하고 완벽한 것을 갈망할 때 이들은 오히려 '세상에 완벽한 건 없으며 모든 것은 문제가 있다'는 걸 기억하려고 노력합니다. 왜 그게 중요할까요?   


내게도 특별한 재능이 있을까? 


저는 수 년 동안 강점코칭을 통해 다양한 분들을 만나왔는데요. 자신에게 불만족하거나 자신감이 낮은 분들의 공통적인 특징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스스로에 대한 '완벽'을 추구한다는 겁니다. 그들은 자신의 결점이나 부족함을 견디지 못합니다. 성격을 바꾸거나 없애서라도, 문제가 없는 상태를 만들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 노력은 언제나 실패로 끝나고, 자신감은 더욱 떨어집니다. 악순환이죠.  


여러분은 재능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우리는 흔히 재능이라고 하면, 머리가 남달리 좋거나, 노래를 잘하거나, 춤을 잘 추거나 특별히 뭔가를 잘하는 사람을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70년 이상 재능과 강점을 연구해온 미국 갤럽이 정의는 그와 조금 다릅니다. 


재능Talent
 ‘타고난 대응, 감각, 행동 능력의 반복적 패턴’으로,
나도 모르게 반복적이고 자동적으로 행하는 일 

때로 재능은 너무도 자연스러워서 스스로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열에 여덟은 자신을 재능을 보고 이렇게 말합니다. "이게 제 재능이라고요? 저한텐 너무 당연한 건데요!!" 재능은 특별하게 두드러지는 패턴으로, 나도 모르게 자꾸 반복하고 자동적으로 행하는 일들입니다. 무의식적으로 쓰고 있어서 너무 당연하고 때문에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오죽하면 세기의 천재 아인슈타인조차 자신을 두고, “특별한 재능은 없지만, 열렬한 호기심이 있을 뿐”이라고 했겠습니까? 

이게 뭐 특별한 거라고~~ 그까이 꺼 다 하는 거지 뭐. 

이처럼 재능은 특별함이 아니라 평범함, 당연함에 숨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능을 알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재능의 양면성 때문입니다. 보통 재능은 좋은 것이라고 여기기 쉬운데요. 재능은 내가 가진 아주 강력한 패턴이자 두드러진 특성입니다. 그걸 잘 쓰면 도움이 되지만, 잘 못쓰면 오히려 약점이 됩니다. 약점이라고 하는 게 부족한 점이나 없는 부분이 아니라 오히려 내가 가진 강한 힘-재능에서 대부분 나온다는 게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재능은 양면성을 가진 힘이고, 그 힘에는 언제나 리스크가 따르죠. 따라서 재능을 안다는 건 내가 가진 힘의 위험성과 좋은 점을 모두 아는 겁니다. 그런데 내가 가진 좋은 것만 선별해서 받아들이면 재능을 제대로 발휘하기가 어렵습니다. 예전에 인도에서 들었던 재미난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루는 인정받는 한 예술가가 능력이 신통하다는 구루를 찾아와 이렇게 하소연했습니다. 

“제 성격이 지랄 맞아 너무 힘듭니다. 저도 힘들고 다른 사람도 힘듭니다. 이걸 고치면 더 원만하게 잘 살아갈 수 있을거 같습니다. 제발 이걸 고쳐주세요.”

그의 하소연을 듣고 있던 구루가 이렇게 말하죠.

“내가 고쳐줄 수는 있다. 다만, 네 지랄맞은, 그 예민한 성격을 고치면 너의 예술적 재능도 같이 없어질 것이다. 그래도 고치겠느냐?”

예술가는 한참을 생각하다 그 길로 돌아가버렸다고 합니다. 그가 가진 그 예민함, 뾰족한 성정에서 그의 예술성도 함께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구루가 일깨워주었던 겁니다. 



평범함 속에 숨은 특별함


내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찾는 일은, 번쩍 번쩍 빛나는 것이나 어떤 특별함을 발견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내가 가진 부족한 점, 당연한 점을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하죠. 거기에서 나다움도 나옵니다. 따라서 내가 누구인지 진정 알고 싶다면, 나다움을 찾고 싶다면 다음 공식을 기억하세요.  


[부족함 + 당연함 = 특별함]  


특별한 걸 찾으려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대부분 다른 사람들이 그걸 가지고 있죠. 오히려 내가 생각하기에 당연한 것들, 그리고 나의 부족한 것들을 찾아가는 게 빠릅니다. 내가 가진 '부족함'과 '당연함'이 모여,  나만의 '특별함' 을 만들어낸다는 걸 기억하신다면, 재능을 찾아가는 출발점을 잘 잡으시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디밴드 '배드 테이스트'의 노래에 나오는 다음 가사로 글을 마무리합니다.  


“가끔씩 나의 모자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 아무 생각없이 야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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