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비싼 놈

그래도 be free, 졸라

by 김글리


밤 11시.

인적 드문 외국 어느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고만 울음이 터졌다.

눈의 물에 외로움과 초라함과 피곤함이 뒤섞여 흘러내렸다.


혼자라는 게 가져다주는 자유만큼

나는 또 그만큼의 대가를 치뤄야한다.

혼자라서 초라하고, 혼자라서 외롭고, 혼자라서 위험하다.

그걸 알면서도 그걸 고집하는 내가 슬플 때가 있다.



사람들은 말한다.

"그렇게 자유로우니 얼마나 좋으시겠어요."


좋다. 미쳐버릴 만큼 좋았다.

일하고 싶으면 일하고, 그만두고 싶으면 그만두고, 여행하고 싶으면 여행하는,

이런 자유를 대체 누가 줄 것이며, 어디서 맛볼 것인가.

몇몇은 자유 운운하는 건, 팔자 좋은 소리라 했다. 그렇다면, 나는 팔자가 좋았다.


하지만 팔자 좋은 만큼, 피곤하기도 했다.

하고 싶은 것을 하기위한 용기를 일단 내야 했고,

사람들의 눈치에 주눅들거나 지지 않으려면 또 용기를 내야 했고,

잘못될 경우, 독박 쓰고 대가를 지불할 용기도 끄집어 내야했다.

모든 걸 책임져야 하는 피곤함이 자유 뒤로 덤처럼 따라왔다.



자유의 기회비용

자유의 기회비용을 정산해보니 이렇다.

자유는 내가 안정이라고 불리는 것을 지불하고, 외로움을 지불하고,

기꺼이 그럼에도 내 길을 가고자 용기를 낼 때

비로소 오는 것이었다.

게다가 자유는 홀로 오지도 않는다. 누리는 자유만큼 불안정과 외로움도 함께 따라온다.

그렇다. 자유는 비싼 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e free, 졸라" 를 외치는 이들.


그들은 이 느낌을 안다.

: 너는 안전할지 모르지만 나는 자유롭다.


그 자유를 한번 맛 본 자는, 또 다시 자유를 찾게 된다....

Be free, 졸라 ! © Yullanty 출처:flickr.com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류시화님, 우린 왜 사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