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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리 Mar 27. 2022

진짜 원하는 걸 가려내는 욕망분석 기술

나의 본 마음을 찾아서

욕망은 위험하다. 불순물과 가짜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욕망을 제대로 살리고 싶다면, 먼저 불순물과 가짜를 걸러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자체발광 욕망덩어리인 나는 오랫동안 욕망을 좇아오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러면서 욕망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그를 ‘욕망 분석법’이라는 방법론으로 정리했다. 정말 내 마음이 무엇을 원하는지 보고 싶다면, 이 욕망 분석법에 주목해보자.



욕망의 구분 및 단계

욕망은 크게 거짓 동경, 유사 욕망, 중독 3가지로 분류해볼 수 있다. 중독은 음식, 술, 도박 등 비교적 외부에 드러나기 쉬운 형태로, 여기에선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목하는 건 사람들이 속기 쉬운 ‘거짓 동경’과 ‘유사 욕망’이다. 이에 대해정의하고 어떤 특성이 있는지 살펴보고, 진짜와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지도 보겠다. 



1단계. 유사 욕망 걸러내기

유사 욕망은 누군가의 영향을 받아 생긴 욕망으로, 모방성이 강하다. ‘아, 나도 저렇게 살아봤으면.’ ‘저게 나에게도 있었으면.’하고 바라는 것으로 부러움 혹은 열등감을 동반한다. 다만, 수명이 오래가지 않는다. 이에 비해 진정한 욕망은 자기 안에서 뻗어 나오는 반복적인 외침이다. 이 외침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따라서 유사 욕망을 걸러내는 핵심은 그것이 얼마나 오래 가는지 아는 것이다. 


☞ 왜 그것을 하고 싶은 것일까? ‘한때’ 하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일생을 두고’ 하고 싶은 것일까?


2주, 1달, 1년 등의 시차를 두고 욕망리스트를 작성해보면, 유사 욕망은 쉽게 구분해낼 수 있다. 유사 욕망의 수명은 길지 않아서 쉽게 사라진다. 다만 시간이 지나도 꾸준히 반복되어 나타나는 것이 있다면 진짜일 확률이 높다. 그렇게 남겨진 것들은 가지고 가도 좋은 녀석들이다.



2단계. 거짓 동경 걸러내기 

앞서 어떤 것에 자연스레 끌리고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것은 내면에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라고 가정했다. 그러나 늘 그렇지만은 않다는 데 고민이 있다. 거짓 동경은 내 안에서 발생한 이끌림이지만, 진짜는 아니다. 예를 들어보자.


고등학생 수현이는 장래 꿈이 가수다. 가수가 너무 하고 싶은데, 그 이유는 명확치 않다. 인기가 많으면 좋을 것 같기도 하고, 화려해 보이는 생활도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좋은 가수가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리고 노력해야 하는지, 어떤 것을 포기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고 큰 관심이 없다. 


이처럼 내면의 동기보다 외부조건에 의한 이끌림이 더 클 경우 거짓 동경으로 분류할 수 있다. 단순한 호기심 혹은 내면의 어떤 결핍이 이런 ‘거짓 동경’을 쉽게 불러일으킨다. 거짓동경은 설익은 욕망과도 같다. 진짜가 될 가능성은 있지만, 그걸 내 꿈이라 단정 짓기는 이르다. 그럼 어떻게 이를 구별해낼 수 있을까? 


거짓 동경을 걸러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그 일에 뛰어들어 단맛과 쓴맛을 모두 맛보는 것이다. 해당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을 직접 만나거나 체험담을 듣는 간접경험도 중요하다. 그 일이 가진 좋은 점 외에도 힘든 점, 다른 부수적인 것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정직하게 물어보아야 한다.


☞ 왜 그것을 하고 싶은 것일까? 그 일의 ‘단맛’과 ‘쓴맛’은 무엇인가? 그를 알고도 여전히 하고 싶은가? 



3 단계. 욕망의 본 맛 찾아내기

유사 욕망도 거르고, 거짓 동경도 잘라냈다면 이젠 욕망의 본 맛을 찾을 차례다. 왜 그것에 이끌리고, 하고 싶은지 ‘진짜 이유’를 찾는 게 남았다. 


똑같이 선생님을 하고 싶다고 해도, 왜 선생님을 하고 싶은지 캐내어 가다 보면 그 뿌리가 전부 다르다. 단순히 아이가 좋아서 일수도 있고, 가르치는 행위 자체가 좋아서일 수도 있고, 선생님이 가지는 권위에 이끌려서 일 수도 있다. 진짜 이유를 찾으면 내게 무엇이 중요한지 이해할 수 있다. 그를 이해하면 욕망을 실현하는 방식도 훨씬 다양해질 수 있다. 권위에 이끌려 선생이 되고 싶었던 아이는 굳이 선생이 되지 않아도 된다. 경찰관, 교수 등 권위를 충족시키는 일이라면 역시 만족할 것이다. 


진짜 이유를 찾아가는 데는 ‘5 why 기법’이 유용하다. ‘왜’를 최소한 5번 이상 반복해서 묻는 것인데, 계속 묻다 보면 그냥 ‘이유’가 아니라 ‘진짜 이유’가 나오게 된다. 제대로만 하면 본질적인 욕망까지 내려갈 수 있다.


이처럼 내 안의 욕망을 하나씩 짚어 가다 보면, 그들이 내게 알려주는 바를 이해하게 된다. 욕망을 이해한다는 건 세상이 아닌 내게 좋은 게 무엇인지 아는 것이고, 욕망에 따라간다는 건 세상이 아닌 내게 소중한 것을 향해 움직인다는 말이다. 따라서 욕망을 되찾는 작업은 변화의 좋은 출발점이 된다. 그렇게 욕망을 따라가다 보면 잊고 있던 또 다른 나를 발견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놀랄 수 있다. 


“뭐야, 내가 이렇게나 골 때리고, 멋진 인간이었던 거야?” 




[Action: 욕망분석법 3단계]

1단계:  왜 그것을 하고 싶은 것일까? ‘한때’ 하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일생을 두고’ 하고 싶은 것일까?


2단계. 왜 그것을 하고 싶은 것일까? 그 일의 ‘단맛’과 ‘쓴맛’은 무엇인가? 그를 알고도 여전히 하고 싶은가? 


3단계. 왜 그것에 이끌리고, 하고 싶은가? 욕망의 ‘진짜 이유’를 찾아야 한다. 이때  ‘5 why 기법’이 유용하다. ‘왜’를 최소한 5번 이상 반복해서 묻는 것인데, 계속 묻다 보면 그냥 ‘이유’가 아니라 ‘진짜 이유’가 나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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