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길을 갈 때 알아둬야할 것들
가끔 부담감으로 잠을 설칠 때가 있다.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면, 부담감에 마음이 짓눌리고 있다는 신호다. 부담감은 제때에 다루지 못하면 만성우울이나 무기력으로 쉽게 빠질 수 있다. 따라서 이 부담감이 왜 생기고,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알 필요가 있다.
부담감은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먹고 자란다. 보통 어떤 일에 대해 기대나 바람이 생기면, 자연히 결과와 목표를 생각하게 된다. '매출 20%를 달성해야지. 이번엔 A+를 받아야지. 이번 주에는 최소한 2골은 넣어야지, 이번에 글을 꼭 완성해야지… 등등. 목표는 ‘미래를 미리 상정’ 하는 것인데, 미래가 어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앞으로 결과가 어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은 두려움을 유발하고, 걱정을 자라게 만든다. 나아가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의심을 키우기도 한다.
이처럼 부담감은 잘해야 한다는 압박과 높은 기대로 생기는 마음의 짐이다. 실수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 주변 사람들을 실망시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주로 발생한다. 이런 부담감이 생기면 어떻게 다뤄야 할까?
부담감을 다루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다.
첫째, 잘 할 수 있다고 끊임없이 자신을 다독거리면서, 좋은 결과를 상상한다.
둘째, 기대를 낮추고 최악의 경우를 상상한다.
첫번째는 자신을 다독거리면서 잘 할 수 있다고 좋은 결과를 상상하면서 부담감을 다룰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마음에 두려움과 걱정이 가득 차 있다면 소용이 없다. 두려움, 걱정, 의심을 억누른 채 ‘그래도 잘 해야 돼. 성공해야 돼.’ 라는 생각을 하다보면, 두려움은 더욱 커질 뿐이다. 이럴 때 더 효과적인 방법은 두번째 방법, 아예 최악의 경우를 상상해버리는 것이다.
앞서 부담감은 잘해야 한다는 높은 기대로 생긴다고 했다. 이럴 경우 오히려 기준을 확 낮춰버리면 부담감이 설 자리가 없다. 최악의 경우를 상상하고, 실패할 수 있다고 기대를 낮춰버리면 마음이 가벼워진다. 좋은 사례가 있다. ‘빅토르 발데스 ’는 FC 바르셀로나 주전 골키퍼이자, 최고 수문장이었다. 매 경기마다 엄청난 중압감에 시달리며, 부담감을 다루는 자신만의 방법을 계발하게 된다. 자신의 책 자신의 책 <중압감을 극복하라>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의 중압감 극복법은 좀다르다. ‘모두 다 잘 될거야’ ‘나는 자격이 있어’ ‘꼭 이루고 말거야’ 꼭 이루고 말거야 등과 같은 생각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반대로 내가 제일 못해. 최악의 상황이야. 나에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을거야. 라는 생각을 되새긴다. 앞날이 너무 불확실할 때,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너무 걱정 될 때, 기대가 부담스러울 때는 '괜찮을거야, 다 잘될거야'라고 말하기 보다, 바로 내가 가진 불행을, 발가벗겨 폭파시켜버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
잘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가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그조차 먹혀들지 않을 때는 위의 발데스의 방법을 따르는 편이 낫다. ‘완전히 망할 수도 있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수도 있고. 게다가 누구도 내게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지. 젠장, 한번 망해보지 뭐.' 라고 미리 말해버리는 것. 최악의 상황이라고 해봐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고 그래봐야 그저 실망할 뿐이라는 걸 알게 되면, 확실히 마음이 가벼워진다.
예전에 한 스피치 전문가에게 들은 말이다. 발표 불안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오는데, “난 떨지 않겠어. 난 잘 할 수 있어.” 라고 말해봐야 별반 소용이 없다고 한다. 이때 더 효과적인 말은 이것이다. “불안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이번에 더 긴장하고 더 떨어봐야겠다.” 이렇게 아예 말해버리면 발표불안을 극복하기가 더 쉽다고 한다. 재밌지 않은가?
사실 뭔가를 하지 않으면 이런 부담감도 오지 않는다. 부담감은 오히려 내가 뭔가를 하고 있다는, 더 나은 뭔가를 만들어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부담감도 결국은 도전하는 자들, 행동하는 자들의 것이라는 얘기다.
스스로에게 기대를 거는 것도, 또 격려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때론 모든 걸 잃을 수 있다고, 완전히 망해버릴 수 있다고 각오를 하고 덤벼드는 게 필요하다. 만싱창이가 될 각오를 하고 덤벼들면 오히려 세상은 길을 열어주는 경우가 많다. 사실 그렇게 두려워하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해봐야 결국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일 경우가 많으니까.
살다보면 중압감, 의심, 부담감은 언제고 찾아온다. 크게 꿈꿀수록 크게 깨질 수 있고, 크게 도전할수록 크게 실패할 수 있다. 좌절, 의심, 부담감이 물려올 때는 바둑의 신으로 불리는 조훈현 9단의 말을 기억해보자.
"이기기 위해선 먼저 수없이 져야한다.
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만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그러니 어떤 상황, 어떤 상대 앞에서도 기가 죽어서는 안된다.
어깨를 당당히 펴자.“아합!”하며 큰 소리로 기합을 불어넣자.
그리고 문을 열고 당당히 걸어 들어가자."
[Action: 최악의 시나리오 써보기]
지금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써보자. 무엇이라고 해도 지구종말까지도 안 갈 것이다. 지구가 폭발한다하더라고, 핵이 터진다고 해도, 결국 최악은 '죽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