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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리 Jul 13. 2016

사는 자체가 이미 예술

타이페이 파인아트 미술관에서

"두목당신이 밥먹고 뭘하는지 말해주면당신이 어떤 인간인지 말해주겠소."

<그리스인 조르바>의 조르바 영감이 주인공에게 그렇게 말한다.

시장에서 밀크티 한잔과 토스트를 사먹는데 문득 조르바 영감의 그 대사가 생각났다.

갖은 채소와 먹거리를 사들고 내 곁을 무심히 지나쳐가는 사람들.

여기는 아아, 대만 타이페이. 야시장으로 유명한 '스린 시장' 거리다. 

오늘 난 이 밀크티를 마시고 난 뭘 할까?


'과정' 자체가 이미 예술

여행자 숙소에서 같이 방에 머물던 홍콩 친구가 이곳 타이페이 파인아트 뮤지엄 Taipei fine are musiem을 추천해줬다. 1층부터 3층까지 층별로 대표 예술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삶에 대한 작가들의 관찰과 표현의 심도가 깊었다. 덕분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둘러보았는데...신선하고,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작품들이 많아서 아주 좋은 시간을 보냈다. 만세!  


이런 작품도 있다. 잡동사니를 모아 구역을 주고 그를 전시한 작품이다. 기회를 준다면, 표현할 공간을 준다면 예술품이 되지 못할 게 무어냐! ㅎㅎ  



인간의 몸에 돼지 얼굴을 하고 춤추고 있는 다음 작품을 보고 있자니, 대체 지금 당장 춤추지 못할 이유는 뭘까! 슬며시 의문이 피어오른다.

'완벽하진 않지만, 일단 춤추기.

뒤뚱거리면서도 춤추기. 

잘 못해도 그냥 추기.어떻든간, 즐기고 보자구.

이건 축복이잖아! '

나를 보며 그렇게 속삭이는 것만 같다.  


이건 '서커스'라는 제목이 붙여진 작품이다. 보면 광대도 있고, 굴렁쇠 굴리는 이도 있고, 발레리나도 있고, 인간 원숭이도 있고, 곤봉 휘두르는 사람도 있고 별별 사람들이 있다. 각자 역할을 하나씩 맡아서 쑈를 한다. 이 작품을 보고 있자니, 삶과 비슷했다. 이 삶에서  각자 맡은 역할들이 있잖아. 

아빠가 되기도 하고, 딸이 되기도 하고, 학생이 되기도 하고, 상사가 되기도 하고, 장사꾼이 되기도 하고, 바보가 되기도 하고, 예술가가 되기도 하고.......결국 우리도 이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하다가는게 아닐까? 그런데 대체 왜 그리 심각해지는거지? 


더 더 많은 작품이 있었고, 좋은 내용을 담아낸 것들이 많았는데, 사진으로 다 담지 못했다. 몇 시간 동안 너무 집중해 보느라 피곤했지만, 참 재밌었다. 삶을 형상화하는 예술작품들을 보고나면 언제나 이런 생각이 든다.


'삶 자체가, 살아가는 자체가 결국 '예술'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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