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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태호 Nov 05. 2019

지금 우리가 겪는 모든 일들은

우리의 뇌는 하루 동안 보고 느낀 모든 것을 저장하지 않습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버스 밖 풍경은 몇 시간만 지나도 마치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머릿속에서 지워지기 마련이지요.


이러한 뇌의 '선택적 기억 저장'을 CCTV에 비유한 SNS의 을 본 적이 있습니다. 모든 순간을 다 저장하면 저장해야 할 용량이 너무 커지니, 화면상의 변화가 있을 때만 기록하는 CCTV의 원리가 우리의 뇌가 기억을 저장하는 것과 똑같다는 글이었습니다. 저장되지 않은 기억의 시간은 '통째로 사라지는 것'이니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해서 기억에 남는 일들을 많이 만들자는 것이 이 글의 취지였지요.

 

물론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만드는 것은 중요합니다. 좋은 이야기이지만, '기억이 곧 인생'이라는 결론을 서둘러 내리고 싶진 않습니다. 기억에 강렬히 남는 짜릿한 순간도 인생이지만, 며칠 뒤면 잊어버릴 가족과의 오붓한 저녁 시간도 우리 인생의 소중한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기억에 남는 강렬한 과거로 인해 소소하지만 행복한 지금 이 순간을 놓칠 필요는 없습니다. 마치 기억에 잘 남아 있지 않은 오다이바의 삶이 내게 주는 위로가 아직도 소중한 것처럼 말이지요.

 

오다이바 국제 교류관에서의 시간은 저로 하여금 오직 공부에 집중하고, 밤늦게까지 열심을 다해 긍정의 에너지 100%를 쏟아부으며 일하게 했던 시간입니다. 두 딸이 마음껏 뛰놀며 성장한 곳이고, 오래도록 좋은 인연이 될 사람들을 만났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어찌 보면 평범하고 편안했던 이때의 모든 시간이 세세히 기억나지는 않는 것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소중하기에 모든 순간이 좋은 느낌을 주는 한 폭의 따듯한 그림처럼 다가오기 때문인 듯싶습니다.


평화로운 기억이 멈추고 다시 격변의 기억이 나의 뇌에 기록되기 시작한 것은 오다이바를 떠나던 순간부터입니다. 이제 모든 어려움을 다 이겨 낸 줄 알았던 우리 가족은 길바닥에 내 쫓길뻔한 상황속에서 알수 없는 도움을 받기도 하고, 2만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동일본 대지진을 겪으며 공포에 떠는 밤이 찾아 오는가 하면, 결국 박사 학위를 받고도 겪게 되는 상상도 못할 시련 속에서 아내에게 이런 고백을 하기도 합니다. "여보, 어린 시절 트라우마나, 와카츠키 교수로 인해 겪었던 일들, 지금 겪는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 같아.."




삶의 여정을 걷다 만나는 고난의 시간이 '다 지나갈 일', '아름다운 세상에서 소풍 중에 만난 일'이라 여기고 넘겨 버릴 수 있다면 물론 참 좋을 것입니다. 내 생각을 완전히 통제하고 반복된 훈련을 통해 '일'을 '일'로 넘기는 것에 익숙해진 분이라면 그렇게 기쁨의 여정을 계속 가시길 두 손 모아,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그런데, 그저 주어진 일들을 묵묵히 해가며 살아가는 평범한 우리네에게 어떤 일들은 그저 힘이 들 뿐이고, 고통이나 고난은 피하고 싶을 뿐입니다. 생각과 무의식과 본능과 상처가, 나를 옭아 맨 끈이 너무 단단하고 내 의지로 감당하기에 힘겨울 때가 너무 많아, 막상 그런 순간이 찾아오면, 아픔이 쉽사리 뒤로 지나가 사라지거나 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저의 다음 이야기도 여러분들께 꼭 들려 드리고 싶습니다.


평범한 사람이 참된 나를 만나고 트라우마를 극복하여 일어서는 과정, 문제의 시작은 외부가 아니었음을 발견하고 나의 최선을 다한 후 기쁨으로 소망을 품으며 살기 시작한 과정이 지금까지의 이야기였다면, 이제부터는 그렇게 일어선 자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하는 고난, 어려움을 겪으며 믿음과 신앙 앞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싸우며 알아낸 것들을 이야기하게 될 것입니다.


여기까지 읽으신 여러분들이 다음 이야기를 기다려 주신다면 말이죠.




지금 우리가 겪는 모든 일들은 어쩌면,

앞으로 겪을 어떤 일들을 미리 준비하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앞으로 전개될 새로운 이야기에 대한

프롤로그에 불과할 수도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두 번째 성장의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잠시 숨을 돌리는 동안,


이 이야기를 통해 전해진 모든 것들이 당신의 여정에 녹아들어,

당신을 불필요한 걱정과 염려에서 해방시키고,

상처에 지배당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며 기다림 가운데 소망을 품고,

확실한 성장을 이루며,

확실한 행복을 챙기시길 진심으로 바래 봅니다.


당신의 가는 길을 끝까지 응원합니다.








놀라운 소식입니다.

지금까지 연재한 글이 '제 7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새로운 작가의 탄생' 공모전에서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 되었습니다...



이 수상이 특별히 기쁜이유는, 남은 이야기를 어디에, 어떻게 해야할지를 고민하던 제게 방법을 제시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곧 출간될 책에서 남은 이야기들과 함께 다시 만나겠습니다.


지금까지 읽어 주시고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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