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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쇼코는 왜 Nov 16. 2018

스스로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해 자유롭길 원한다

#1 코코 카피탄 전시 '나는 코코 카피탄, 오늘을 살아가는 너에게'

오랜만에 서울에 올라왔다. 


대림미술관은 전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가봤을 거라 생각한다. 갈 때마다 일정 수준 이상을 보장하기 때문에 나는 대림미술관과 더불어 디뮤지엄, 구슬모아당구장도 기회가 될 때마다 가곤 한다. 오늘은 코코 카피탄의 전시를 다녀왔다.


'Boy in Socks', 'Benno on TV I', 'Eli with Rocket'

처음 전시장을 들어설 때부터 꽤나 감각적인 작품들이 눈에 들어온다. 무거운 듯 가볍고 너무 가볍다 싶으면 다시금 중심을 잡아가는 작품 세계는 많은 것들이 혼재한다. 코코 카피탄을 표현함에 있어서 자유롭다는 말은 단순히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나는 작가를 종잡을 수 없다고 말하는 거다. 한 사람의 전시에 온 게 맞나 싶을 정도다. 작가의 서로 다른 갈래의 결과물로 인해 관람객은 계속해서 작품을 보는 기준점을 바꿔야 한다. 


예술과 상업의 경계, 현재와 과거의 경계, 삶과 죽음의 경계 등 작품들은 그 경계에서 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으며 작가는 직접 그것을 밝힌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제외하고 예술과 상업, 현재와 과거의 경계 속에서 탄생한 작품들을 강한 색채상징을 가진다. 직관적이고 극명하게 다가오는 색채상징은 주제의식을 더욱 강화시킴과 동시에 때로는 두 개념의 조화, 때론 대립을 나타낸다. 


'Cum on Car', 'I Want to Go Back to Beliving a Story'

예를 들어 파란색의 위의 작품들과 같이 자유로움, 유머스러움, 재치 등 긍정적인 기능을 하며 빨간색은 강렬한 원초적 본능을 이끌어 낸다. 그런가 하면 노란색은 어린 시절, 동화적인 삶을 그리워하는 작품에 쓰이면서 색은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기능을 한다. 그 점에 유의해서 작품을 들여다보면 꽤나 흥미로울 것이다.


코코 카피탄의 전시에서 색채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건 텍스트로 구성된 작품들이다.

'After the Big Pop Manifesto', 'The Lack of Space in Italy'

"(번역) 과거에 사진과 예술은 보통 게임과 같은 놀이였는데, 당신과 내가 일종의 비즈니스로 탈바꿈시켰다. 이러한 상업과 예술은 당신과 나의 삶을 죽어가게 만들고, 여기서 이상적인 깨달음을 기대하는 것은 나 같은 어린아이조차도 하지 않을 바보 같은 짓이다."


"(번역) 양 시칠리아 시대 이후, 심지어 자동차까지도 포함한 이 모든 디자인들을 당신은 어떻게 기록하고 전시하며 보존할 것인가? 예술의 과다, 그것이 예술의 가치를 낮추는가? (중략) 시간과 공간의 한계로 인한 예술의 문제. 우리는 이 모든 예술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우리는 이러한 공간의 부족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이와 같이 예술과 상업 사이의 고민, 예술의 본질적인 고민들을 풀어내는 코코 카피탄의 글들은 재치 있고 감각적인 그의 작품들을 다시 진지하게 보게 하는 기능뿐 아니라 코코 카피탄이 펼쳐내고자 하는 세계에 대한 길라잡이가 돼 준다. 이런 코코 카피탄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더 엿볼 수 있는 문구는 바로

'I am just Like Andy Warhol'

"나는 앤디 워홀과 다를 바 없다. 차이가 있다면 난 예술가가 아니라는 것뿐이다."


이다. 코코 카피탄의 전시는 총 3층으로 구성돼 있다.


이제 겨우 서론이 끝났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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