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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 Jan 18. 2021

#23 이번 여름방학은 시드니 즐기기(2)

다시 시드니에 반하다

 해외 입국자와의 접촉 및 감염으로 코로나 확산이 우려되면서 다른 주들로부터 봉쇄조치를 당했던 우리가 살고 있는 시드니는 다시 확산 불길을 잡고 안정세로 접어든 것 같다. 반면 퀸즐랜드에서는 해외 입국자 격리 호텔 근로자가 유럽 변이 코로나에 감염되면서 브리즈번을 삼 일간 락다운하기도 하였는데 다행히 심각하게 감염자가 확산되지는 않고있다. 잠시 방심하면 불길처럼 퍼지는 코로나 바이러스도 대단하지만 이렇게 즉각즉각 도시를 락다운해버리는 호주 정부도 대단한 것 같다. 지난 1월 4일부터 NSW주에서는 쇼핑몰, 대중교통 등의 실내 공간에서 마스크 의무 착용이 시작되었으며 위반 시 200호주달러(약 16만 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2020년 연말 브리즈번으로 여름방학 휴가를 떠나려 했던 우리 가족은 여행 이틀 전에 주간 봉쇄로 인하여 모든 예약을 취소하고 시드니콕 휴가를 보내었다. 매우 임박하여 취소하였으나 코로나로 인한 취소라서 그런지 여행상품이나 호텔 모두 위약금을 청구하지도 않았다. 골드코스트의 놀이동산을 가려던 기대가 꺾이면서 시드니 근교의 물놀이파크와 루나파크에서 아이들의 아쉬운 마음을 달래주었다.      

Raging Waters에서 하루 종일 신나게

 시드니 근교에도 아이들이 신나게 물놀이를 할 수 있는 물놀이파크가 몇 군데 있는데 그중 Raging Waters로 향하였다. COVID-19로 인하여 사전 예약은 필수이고 시설측에서는 현재 입장객 수를 제한하고 있다. 한국에서 물보다 사람이 더 많던 물놀이동산에 지쳐 이런 시설을 피한지 오래였는데 사람들이 모두 집콕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입장객 인원 제한을 아주 심하게 하는 것인지 그 넓은 물놀이장에 사람이 매우 적어 그렇게 쾌적할 수가 없었다. Raging Waters는 중앙에 큰 파도풀이 있고 그 둘레로 미끄럼틀과 같은 물놀이 시설이 네 군데로 나눠져 있는데 규모가 상당히 크다. 그리고 당연히 미끄럼틀을 탈 때 대기시간이 짧기 때문에 쉴 새 없이 놀 수 있다. 물을 무서워하는 작은아이도 나중에는 어린이용 미끄럼틀이 있는 곳에서 혼자서도 신나게 놀고 있었다. 우리가 놀러 간 날은 더우면서도 흐린 날씨였는데 구름 낀 날씨라고 방심했더니 특히 아이들보다 더 신나게 논 아빠가 썬번으로 며칠 고생하였다. 오픈 시간인 오전 10시에 들어가서 오후 4시까지 쉬지 않고 논 아이들은 집에 오는 내내 코를 골며 잠들었다.    

  

 다음날은 시드니 시내에 있는 루나파크로 향하였다. 한국에 비하면 정말 시시한 놀이동산이지만 아이들은 그렇더라도 엄청 가고 싶어 했다. 루나파크 역시 인터넷 사전 예약이 필수이며 입장객 제한을 하고 있다. 예전에는 놀이기구 3개 타는데 얼마하는 식으로 티켓을 팔았는데 지금은 입장하면 무제한 놀이기구 탑승으로 바뀌어 티켓을 판매하고 있었고, 입장 시 가족의 인원수를 적은 배지를 옷에 달아준다. 우리 가족은 4명이니 4가 적힌 배지를 달고 우린 4명 이상의 사람들과 모이면 안 되는 것이다. 입장 시 안내원이 오늘 입장객이 정말 적으니 마스크도 안 해도 안전할 정도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몇 안 되는 놀이기구지만 나름 신나게 놀았다. 예를 들어 우리 아이들은 범버카를 연속으로 4~5번을 탔다. 루나파크를 나오기 전에 마지막으로 관람차를 타고 시드니 감상을 한다.

루나파크 _ 오늘 하루 우리가족 전용 공간

 루나파크는 시드니 시티 내에서도 경치가 가장 좋은 밀슨스 포인트에 위치하고 있다. 루나파크에서 나온 우리 가족은 밀슨스 포인트 페리 선착장 앞의 식당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하였는데 반짝반짝한 호주의 태양 아래서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릿지를 바라보며 라테를 마시니 또다시 시드니에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다. 그리고 여기서 정말 거의 1년 만에 페리를 타본다. 밀슨스 포인트에서 써큘러키를 거쳐 우리집이 가까운 왓슨스베이로 이동하는데 오랜만에 페리를 타니 아이들이 또 그렇게 즐거워할 수가 없다. 페리를 타면 또 다른 각도에서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릿지를 볼 수 있다. 반짝반짝하는 바다와 그 위에 떠있는 요트들과 멀어져 가는 시드니시티의 빌딩들을 바라보며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다 보면 금세 목적지에 도착한다.

     

 호주 방방곡곡 돌아다니려던 우리의 목표는 무산되었지만 우리는 다시 한번 시드니의 아름다움에 푹 빠진 하루를 보내었다.

밀슨스 포인트 선착장에서 왓슨스베이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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