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 Jun 22. 2021

#26 시드니에서 COVID-19 TEST

 지난주부터 NSW주에서 다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해외에서 온 항공기 승무원이 타고 이동하는 차량기사가 인도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시작되었는데 문제는 이 확진자가 퀸즈 버스데이가 포함된 3일 연휴 기간 동안 우리 동네 쇼핑몰을 계속 다님으로써 수천 명의 잠재적 접촉자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 집 앞 쇼핑몰로 말할 것 같으면 이 동네 사람들에게는 정말 교통의 요지, 생활의 중심지로 호주의 양대 마트인 콜스와 울월스를 비롯하여 케이마트, 푸드코트 등이 입점해 있어 시장을 볼 때는 물론이고 버스나 지하철을 타러 갈 때도 쇼핑몰을 통과하여 지나가기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드나드는 장소이다. 확진자의 동선과는 아슬아슬 시간이 겹치지는 않았지만 거의 매일 지나다니긴 하였다. 그런데 삼사일에 걸쳐 계속 두어 명씩 감염자가 발생하다 보니 뭔가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날씨가 춥다 보니 뭔가 감기 기운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왠지 안 좋은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리고 NSW 정부에서는 계속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하다가 그냥 이번 일주일 동안 쇼핑몰에 간 적이 있는 사람들은 가서 COVID 검사를 받으라고 검사건수를 늘려야 한다고 하기 시작했다. 남편 역시 회사에서 핫스팟에 살고있어 다른 직원들이  불안해하는 것 같다고 검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하여 토요일 아침부터 검사받으러 갈까 말까 고민하면서 빈둥거리다 다 늦은 오후에 남편과 함께 집 근처 드라이브 스루 검사장으로 향하였다. 맨날 신문에 나오는 이곳을 우리도 드디어 가는구나.      

 오후 5시가 다되어서 검사를 아직도 해줄까 싶었는데 대기 라인이 무척 길다. 3일 동안 누적 확진자가 6명밖에 안 되는 데도 호주 사람들은 참 착하게 검사를 잘 받는 것 같다. 1시간 정도 대기하는 사이 비도 오고, 해도 지고, 깜깜한 밤이 되었다. 드디어 단말기를 든 직원이 다가와 우리 핸드폰 번호를 물어보고 검사코드를 SMS로 보내줬다. 받은 SMS의 링크를 따라 들어가 기본 인적 사항을 넣고 기다리면 다음 직원이 다가와 단말기로 우리가 작성한 내용을 출력하여 검사 키트에 붙여 준다. 그때 우리는 검사 키트를 받으면서 살짝 긴장했다. 처리해준 직원이 눈이 너무 커서 부리부리하고 건장하게 생기셔서 손힘 조절이 잘 안되고 너무 세게 찌르는 거 아닐까 싶어서 말이다. 줄을 잘못 섰구나 싶었다. 그러나 다행히 그 직원분은 검사 키트만 정리해서 건네주고 다음 여자 간호사분이 다가오셨다.

    

 조금 연세가 있으신 듯한 간호사는 나를 달링이라고 부르면서 면봉을 넣는 동안 5까지 셀테니 움직이지 말고 릴랙스하고 재채기 하지 말고 참으라고 말해줬다. 좀 긴장했었는데 콧속 깊이 들어가긴 했지만 면봉을 부드럽게 살살 돌리면서 넣어줘서 아프기보다는 너무 깊은 곳이 간지러워 불편한 정도였다. 간호사는 이거 잘 못하는 사람 많은데 달링은 너무 잘한다면서 칭찬을 마구 해주셨다. 남편을 검사할 때는 와이프랑 너랑 누가 더 잘하는지 한번 보자고 하며 면봉을 넣으며 굿보이, 굿보이 하면서 너무 잘한다고 칭찬해주셔서 검사받는 분위기가 너무 화기애애했다.      

 그렇게 검사를 마치고 달링과 굿보이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설마 우리가 7번째 확진자가 되지는 않겠지 하는 농담도 하면서 말이다. 다음 날 늦잠 자고 일어나 보니 아침 7시에 벌써 음성이라고 결과가 문자로 와있었다. 호주에서 생활하면서 이렇게 일처리가 신속하게 되는 경험은 또 처음인 것 같다. 어쨌든 호주의 코로나 핫스팟에 살고 있으니 항상 조심해야 할 듯싶다.       

한국어도 실려있는 검사 후 안내장


매거진의 이전글 #25 2021년 시드니 학교생활 Term 1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