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Term 3 방학 _ 뉴질랜드 북섬 여행(5)
뉴질랜드 북섬 여행 5, 6일 차 : 민박집에서 휴식과 바비큐 - 피하 비치 – 셰익스피어 파크 – 에덴 산 분화구
뉴질랜드는 호텔보다 민박집 같은 곳이 호텔과 가격차이도 별로 없으면서 더 좋은 것 같다. 사실 5일 차는 좀 지치기도 하고 오클랜드 시내에서 이틀 동안 뭘 해야 하나 싶었는데 숙소에 도착하고 나서 우리 가족 모두 오늘은 숙소에서 쉬어야겠다는 의견 일치를 보았다. 이 숙소는 주인집 한 채가 5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고 다른 집 한 채를 빌려주는 것 같은데 너무나 아늑하게 꾸며져 있고 베란다에는 꽃도 많고 무엇보다 높은 위치에 있어 시내와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뷰를 가지고 있었다. 욕조에 앉아 뷰를 보며 몸의 피로를 풀 수도 있었고 조리도 가능하며 바비큐 시설도 있었다.
우리는 Countdown으로 가서 먹거리를 사 왔다. 여행 내내 보았던 뉴질랜드 소고기와 호주에서도 시도 안 해봤던 호주산 햇반, 그리고 아시안푸드 코너에서는 심지어 쌈장과 라면까지 구입할 수 있었다. 베란다에서 탁 트인 초록 뷰를 보며 먹는 컵라면과 햇반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맛있다.
해변에 있는 피아노가 인상적이었던 영화 포스터가 아직도 기억나는 영화 피아노를 촬영했다는 피하 비치가 근처에 있어서 먹거리 사러 가면서 들렀다. 가까워 보였지만 구불구불 산등성이를 오르락내리락 멀미 나는 길을 한참 가면서 오늘은 숙소에만 머물기로 하고 왜 또 움직였을까 후회할 때쯔음 산아래로 그림 같은 해변이 펼쳐진다. 영화 포스터에 있던 모래사장에 있는 큰 절벽 바위와 검고 반짝이는 모래사장이 인상적인 아름다운 해변이다. 그러나 파도가 위험하여 사망자가 많기로 유명한 해변이라고도 한다. 우리가 갔은 때는 그렇게 파도가 높아 보이지 않았고 싸늘한 날씨에도 서핑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
다음 날 숙소를 비우고 비행기 타기까지 남는 시간 동안 근처의 셰익스피어 파크와 에덴 산 분화구를 둘러보았다. 셰익스피어 파크는 바다와 절벽 옆의 초원이 넓은 공원이랄까, 캠핑도 가능한지 여기저기 캠핑카들도 많이 주차되어 있었다. 우리 가족도 호주로 오면서 꼭 캠핑카 여행을 해봐야겠다고 결심했었으나 캠핑카 렌트를 알아보다 보니 생각보다 준비할 것이 많고 아이들과 여러 가지로 너무나 고생할 것 같아서 그 결심 바로 접어버렸다. 그래도 지나가는 캠핑카를 보면 뭔가 부러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에덴 산 분화구는 아이들과 편하게 올라갈 수 있을 정도의 산으로 정상에 규모가 꽤 큰 분화구가 있는데 이 분화구 아래는 내려갈 수 없고 둘레를 돌며 오클랜드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다. 우리처럼 비행기 탈 시간이 남았을 경우 공항 근처에서 갈만한 곳이다.
이렇게 6일간의 뉴질랜드 북섬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시드니로 돌아왔다. 앞으로 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볼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풍경을 보아서 무척 인상적이고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특히 블루스프링과 와이토모 동굴은 오래도록 기억날 것 같다. 시드니에서의 첫 방학을 즐겁고 알차게 보냈으니 우리 아이들이 다음 학기에는 더 힘내서 학교생활에 빨리 적응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