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제주는 요가학원도 등록하고 글쓰기 모임도 참여하면서 , 새로운 운동을 배우고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고 있다.
요가원에서 만난 우리는 요가가 끝난 후에는 글쓰기 모임에 함께 참여해 매주 한편씩 글을 써온다.
아침요가가 끝난 화요일 점심에는 카페에서 써온 글에 대한 생각과 마음을 나눈다.
글에는 각자만의 고유한 색깔이 담겨 있는데 무겁고 슬픔이 느껴지는 글, 추억과 낭만이 존재하는 글 그리고 아직은 어리숙하게만 느껴지는 나의 글까지.
모두가 자기만의 색채를 마음껏 뽐내보는 글쓰기 시간이다.
한분 한분 귀하고 소중한 사람인만큼 한 글 한 글 조심스럽게 그리고 따뜻하게 글을 맞이하고 읽는다.
이어가는 대화들 속에서 시간이 어느덧 2시간 30분이 흐른다.
헤어짐이 아쉬운 만남을 뒤로하고 한주가 지나간다.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한 주에서는 마감해야 할 한 편의 글쓰기 숙제가 생겨난다.
아, 그런데 왜 이럴까. 도무지 오늘은 글이 써지지 않는다.
써보고 싶은 글의 주제가 있었으나, 영감이 떠오르지 않고 마음으로도 글이 써지지 않는다.
다른 참여자들의 글을 읽어오는 것 또한 숙제이므로 마감시간 전까지 먼저 올려놓은 다른 이들의 글을 읽어본다.
한 편의 글을 읽는 도중, 내 머릿속 생각 하나가 스쳐간다.
아직은 글로 꺼내보지 못한 내 마음 한편에 있는 슬픔이 어느 누구의 아픔 못지않게 견주어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내 슬픔보다 더한 슬픔을 본다. 내 인생보다 더 고통스러웠을 인생을 본다. 어떻게 살아내 왔을지 가늠할 수 없는 슬픔의 무게를 느껴본다.
작은 상자에 웅크린 아픔을 넣어두고 살아가던 내가 고개를 들고 주위를 보니 더 귀한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 또한 있었으니 조금은 나의 슬픔을 함부로 말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동일한 상황을 겪지 않고서는 누군가의 슬픔을 같은 무게로 느낄 수는 없을 터이지만, 타인의 슬픔에 조금이라도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을 놓지 않으려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