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마라도부터 비자림 그리고 동문시장까지
제주를 여행하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 가을. 바다를 보기에도 오름을 오르기에도 날씨의 제약이 많지 않은 시기이다. 10월 여행을 계획하는 지인에게 제주를 딱 반으로 나눠 서쪽 해안도로를 일주하는 여행코스를 추천했다. 그리고 숲길이 좋다는 그의 의견을 고려해 마지막 날 동쪽의 비자림을 추가해뒀다. 가을 억새로 유명한 새별 오름과 비양도가 한눈에 보이는 협재 해변, 그리고 마라도에 이어 비자림까지 이어지는 3박 4일의 제주여행코스를 소개한다.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하고 가자.
*차로 이동하는 구간이 많으니, 스케줄이 빠듯하게 느껴진다면 한 두 개씩 제외시키자.
-마라도
마라도에는 두 대의 여객선이 오고 간다. 운진항에서 출발하는 정기여객선과 송악산 근처 마라도 가는 여객선이 시간대에 따라 운행되고 있으니 숙소와 가까운 곳으로 다녀오자. 마라도에 체류할 수 있는 시간은 60분에서 길어야 100분 정도이다. 이것도 배 시간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는데 혹시 좀 더 오래 머물고 싶다면, 예약 전 담당 직원에게 가장 긴 시간대를 찾는다고 말해두자. 예약이 가득 차있지 않는 이상 90분에서 100분 정도의 시간으로 마라도에 머물다 올 수 있다.
*두 군데 모두 당일 예약은 불가하며 신분증은 필수다.
*마라도 정기여객선(운진항): http://wonderfulis.co.kr/
*마라도 가는 여객선(송악산 근처): http://www.maradotour.com/
-산방식당
밀면과 수육이 유명한 음식점이다. 서울 명동과 신촌에 지점이 생겼을 정도로 잘 알려진 맛집이다. 개인적으로는 밀면도 괜찮지만, 이 집은 수육이 굉장히 맛있다. 한 접시를 혼자 다 비워도 느끼하지 않을 정도로 고기를 잘 삶아냈다. 함께 나오는 김치와 곁들이면 환상 조합. 가끔 밀면만 먹고 가는 테이블을 볼 때면 아쉬움에 달려가 수육 한 점을 입에 넣어주고 싶을 정도다.
*수육은 꼭 먹어볼 것을 추천한다.
-용머리해안
산방산 아래에 있는 해안이다. 용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 용머리해안으로 이름 붙여졌다. 겉으로 봤을 때는 평범해 보이지만, 용머리해안의 진가는 그 속으로 걸어 들어갔을 때 마주할 수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켜켜이 쌓인 사암층 암벽은 보기만 해도 감탄을 자아낸다.
*해안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하멜 기념비를 볼 수 있다.
-저녁: 가람돌솥밥
제주에 오면 많은 사람들이 전복을 먹고 간다. 김밥, 파스타, 뚝배기, 죽 등 종류도 다양해 취향에 맞게 즐길 수 있다. 그중에서도 전복돌솥밥은 고소하고 담백한 전복의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서 인기가 많은 편이다. 따뜻한 밥 한 숟가락에 각종 밑반찬을 얹어서 든든하게 한 끼 챙겨보자.
*제주시에서 전복돌솥밥을 찾는다면 명진전복이 유명하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
제주시 동문시장이 있다면, 서귀포시에는 매일올레시장이 있다. 서귀포에서 가장 규모가 큰 상설재래시장으로 언제든 제주 특산물과 시장의 정겨운 풍경을 볼 수 있다. 구경하며 맛보는 길거리 음식들도 꽤 재미가 쏠쏠한데, 흑돼지꼬치, 문어빵, 마늘치킨, 땅콩만두, 오메기떡 등 종류도 다양하다. 개인적으로는 치킨을 좋아해서 한라통닭의 마늘치킨을 추천한다. 웨이팅이 보통 30분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되니 미리 전화로 주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근처에 오는정김밥이 있다. (전화 주문 필수)
-숙소
매일올레시장 근처에 잡으면 좋다. 주변에 바다가 보이는 리조트나 호텔이 많이 있으니 참고해두자.
-비자림
제주 동쪽에 있는 숲길이다. 제주 숲길하면 대표적으로 비자림과 사려니 숲길이 있는데 그중에 하나다. 천연기념물 제374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는 곳으로 500~800년 동안 자라온 비자나무 2,800그루가 이곳을 지키고 있다. 맑은 공기를 맡으며 산책하기에 좋은 코스로 입장은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니 확인해두자.
-점심: 민경이네어등포해녀촌
비자림에서 제주시로 들어가는 구좌읍 해맞이 해안도로 있는 음식점이다. 우럭을 통째로 튀겨서 양념을 부어주는 요리가 맛있다. 속까지 바삭하게 튀겨내 뼈도 아작아작 씹어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2인 기준으로 나오기 때문에 홀수로 여행 중이라면 물회나 전복죽을 함께 주문해 나눠먹는 것도 좋다.
-동문시장
제주시에서 가장 큰 상설재래시장이다. 제주공항과 가까운 곳에 자리 잡고 있어서 여행 전후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기념품이나 특산물을 구매해가기 좋은 곳이다. 한라봉, 말린옥돔, 오메기떡이 유명하며, 현장에서 택배로 바로 부칠 수 있다.
[그 가을과 제주] 서쪽여행 3박 4일 여행코스는 1편과 2편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제주로 이주해 내려와 지낸 지 3년 차. 그리 오래됐다고도 할 수 없지만 짧지도 않은 그 시간 동안 관광지, 맛집, 카페, 핫한 스폿을 소개하는 에디터로 지냈다. 그래서인지 제주를 여행하는 주변 지인들에게 종종 아니 아주 자주 질문을 받는다.
"이번에 여행을 가는데 네가 추천해줄 만한 곳이 있을까?"
제주는 여러 번 오가도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다. 계절에 따라 소개해주는 코스들이 달라지기에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따른 여행코스를 소개하려 한다. [그 계절과 제주] 시리즈는 제주는 처음이라 어디를 가야 할지 망설여지거나, 혹시 너무 자주 찾아서 더 이상 갈만한 곳이 없다고 느껴지는 여행자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싶어 남기는 일종의 여행코스 안내서 같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