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워 가거라

by 서로

여워 가거라

-서로


내 저 안 어딘가에는

그걸 어찌할 줄 몰라

그저 묻어둔

깊고 검은 땅 같은

많은 것들이 있었다


어느 날, 그 땅

빛살 받더니

뜨겁게 데워져

이슬 차올라 흘렀고


그걸 닦아 내려고

저도 모르게 살피다

굽이굽이 굽어져

두 손바닥 땅에 올려

귀하디 귀한 귀를

그 위에 공양하게 되었다


땅 속에서 울려오는

동굴울음 같은 소리

처연하고 차가운 기운에

서늘한 땀이 돋아 흐르고


가이 여워라

가이 여워라

여워 가거라

깊은 울음아


한 줌 흙

두 손 가득 집어 올려

훠여이 훠여이

땅숨길 터주었더니

사르랑 사르랑

사라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