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 아는 이야기

by 서로

우리만 아는 이야기

-서로


이런 말을 들은 날이 있었다

―그 애 곁에만 가면 싸구려 모텔방 냄새가 나. 아주 불편하고 싫어 죽겠어. 부모도 딱 그 수준이겠지. 근깐 애도 그꼴이지. 아주 그냥 힘들어 죽겠어.


아이 곁으로 간다 냄새를 맡아본다 냄새에 담긴 이야기 전해온다

―볕이 잘 들지 않는 단칸방 지하, 하루 12시간 넘게 고된 노동하고, 없는 살림 쪼개 사왔을, 단돈 100원이라도 더 저렴하면서, 양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게 뭘까 몇 번을 고민하며 손에 들었을 싸구려 섬유유연제, 소중한 아이 깨끗한 옷 입히려 피곤한 몸 힘겹게 일으켜 그거 한 뚜껑 부어 넣고 빨래해 널었을, 하지만 잘 마르지 않았을, 어떻게든 빨고, 널고, 말리고, 펴서, 입혔을 곱고 순한 사랑 이야기


아이에게 말한다

―좋은 향이 나네. 이렇게 깨끗하게 옷 입혀주시는 거 보면 엄마가 참 예쁜 분이실 것 같아.


아이를 꼭 안아본다

그 냄새 한 번 더 맡으려고


아무 말 없었어도, 우리 서로 주고 받은, 우리만 아는, 우리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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