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지나간다
-서로
그들이 지나갔다
어부는 낚시를 하지 않았다
성자는 무릎을 꿇지 않았으며
청소부는 비를 들지 않았다
그들이 지나간 자리엔
썩은 물고기들 뿐이었다
파도에 밀려와 해안에 쌓인
그 모든 부패한 것들
무엇도 이해되지 않았고
일말의 안식도 없었다
눈물이 흐르면 흐르는 대로
주먹이 떨리면 떨리는 대로
그대로 다 쏟아져 나오면
온 세상 다 부숴버릴 것 같아
차마 밖으로 뿜어내지 못한 분노는
제 속을 깊숙이 태워냈다
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무언가 반짝,
자신을 드러낸다
―사랑은 상냥하지 않아
비밀스런 가슴은
뜨거운 불꽃을 내어주었다
쌓인 죽음들에게 불꽃을 바치자
그제야 죽음은 모진 기세를 뿜으며
바람과 파도에 씻겨 하늘과 바다로 돌아갔다
어부는 다시 싱그럽고 세찬 낚시질을 하였고
성자는 일용할 양식 앞에 무릎을 꿇었으며
청소부는 모든 불꽃 사그러진 후 비질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