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당크

by 서로

은당크

-서로


오늘치 하루가 휩쓸고 간 자리

온갖 쓰레기들이 가득 쌓여 있다


허리 굽혀 그것들을 쓸고 모아다가

드러내고 헹구고 말리고 삭여내

한 가닥 여리고 고운 실 뽑아내 본다


은당크 은당크, 실타래를 이루고

은당크 은당크, 뜨개바늘에 꿰어져

은당크 은당크, 고운 담요 짓는다


시커멓게 썩은 울음 가득한 가슴들

그 안에 동그마니 숨어 들어가

실컷 쏟아내고 울어내고

포근히 쉴 수 있도록

덮어준다


그렇게라도 비워내고

그렇게라도 쉬어주니

다음 하루치만큼의 숨 정도는

들고 날 수 있는 품이

허룩히 틔었다


그래, 그렇게라도

그렇게 하루치씩이라도

살아낸다면 그걸로

된거다


(*은당크: 아프리카 감비아와 세네갈 언어인 월로프어. ‘아주 느리게’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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