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의 덴마크

D+63

by zae

덴마크에 온 것도 벌써 두달이 지났다.

두 달 동안 참 많은 생각을 했고, 참 많이 고민도 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는 참 복받은 사람인 것 같다.

운 좋게 교수님이 좋게 봐주셔서 작년 2월엔 미국에 내 발자국을 남겼고 이건 내 인생 첫 해외경험이었다.

첫 해외가 일본, 동남아도 아닌 미국이라니 황홀했다.

그리고 벌써 베를린, 런던을 다녀왔다. 덴마크와 국경이 이어져 있는 스웨덴 말뫼에도 잠시 갔었다.

1년새 나는 미국 텍사스, LA, 덴마크, 스웨덴, 영국, 독일을 다녀온 것이다.

온전히 한국 대학을 다닐 때는 제주도가 전부였는데 말이다.

지금은 참 배부른 인생을 살고 있다.


내 모든 복은 기회에 치우쳐져 있나보다.

몇천마일 떨어진 이곳에서 나는 참 외롭다.

힘들다고 어린애처럼 투정부리고 싶지만, 그럴 사람도 없다.

혹여나 대학 동기들한테 말할 기회가 생겼다고 해도 나는 더 외로워지는 것 같다.

그러면서 들었던 생각은 내 생각과 감정을 글로 더 자세히 묘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게 되는 것 같다.


한국을 떠나는 것은 나에게 기회가 된다.

흔히 말하는 터닝포인트처럼 말이다.

미국에 다녀왔을 때는 교환학생을 가겠다고 다짐했었고,

그렇게 지금 교환학생으로 온 덴마크에서는 내가 한국에 돌아가면 무엇을 해야할지 조금 더 그릴 수 있는 것 같다.

마치 그림을 그릴 떄, 결심하는 것이 스케치를 하는 것이라면, 지금은 두번째 채색작업을 하는 느낌이다.


"덴마크는 어때요?"라고 물으면 나는 사실 할 말이 없다.

우리나라와 너무 비슷하다.

행정처리도 나름 빠르고, 길거리도 참 깨끗하다.

덴마크인들의 특징인 소소함도 너무 좋다.

나는 그래서 덴마크만의 감성이 참 좋다고 말해준다.

하지만, 그렇게 답할 때마다 난 자연이 더 그리워지곤한다.


이런식으로 나는 나에 대해 하나 둘 더 알아가는 것 같다.

참 이상한 말일지 몰라도, 내가 나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 누군가 나에 대해 아는 것 보다 내가 나에 대해 아는 것이 더 적을 수도 있다.

누군가 여행을 갔다가 내 취향일 것 같다며 사온 소소한 선물을 받는 것이 떠올랐다. 그 사람은 어떻게 그 상황에 내가 떠올랐을까 궁금했다.

내가 나에 대해 모르기도 하지만, 나는 생각보다 내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던 것 같았다.

누군가에게 무엇이 어울릴지 나는 떠올리지 못하니까

또 이렇게 나에 대해 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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