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에 대하여

말과 현실은 애석하게도 항상 정반대를 가리킨다.

by zae

이 곳, 덴마크에서 만난 한국인이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난 자존감이 높아. 난 내 자신이 너무 대단하고 소중해"


그래, 자존감이 높은 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나도 모르게 불안해진다.

괜히 내가 더 미안해지고, 내가 나쁜 사람이 되는 것만 같다.

하지만, 신기하고 애석하게도 저렇게 자존감이 높다고 하는 사람은 자존감이 낮았다.


Pretending이라고 하지. 어떤 척을 하는 행위 말이다.

말 그래도 자존감이 높은 '척'을 한 것이다.

자신의 낮은 자존감을 가리기 위해 자존감이 높은 척을 한 것.


이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적어보기로 한다.

그 사람과 사소하지만 어쩌면 꽤나 중요한 문제로 다툼이 있었다.

내가 그 사람의 행동에 서운함을 이야기하고 고치기를 바랐을 때,

그 사람은 나에게 사과 한 마디 건네지 않았다.

변명과 핑계만 진정성 없이 늘어 놓았을 뿐.


그 때, 나는 저 말이 떠올랐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는 것을

그리고 정말 이 사람이 자존감이 높았다면 어떻게 대처했을지 생각해보았는데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내가 본인으로 인해 겪은 서운함을 풀어주기 위해 사과했을 것이며, 본인의 모자랐던 부분을 채워 더욱 자신에게 당당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반성했을 것이다. 본인의 모습을 다시 되돌아보며 자신만큼 소중한 상대에게 주었던 서운함과 상처에 대한 미안함을 느낄 것이다.

적어도 보통의 평범한 자존감이라면

그렇게 나에게 그 사람은 바닥 수준의 자존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머릿속에 기억시켰다.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본인이 생각 할 때, 본인의 결점을 감추기 위해 정반대로 본인을 포장해 남들에게 이야기 하는 것이 인간이구나."

"나 뿐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은 남보다 자신을 잘 알지 못하는구나" 싶었다.


내가 만난 사람에 한정된 이야기 일 수 있다.

어디까지나 일반화는 하면 안된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대개 내 주변, 내가 만난 사람들은 이렇더라.

잘못되었다는 것도 아니다.

단지 나도 내가 겪은 일에 회의론적인 딴지를 걸고 싶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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