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금요일의 독립서점 탐방기

by zae

우리 학교에서 후암동 고개를 넘어가면 이태원으로 가기 전의 해방촌 골목이 나온다.

가파른 경사가 대부분의 길인 이 해방촌에는 골목골목 정겨운 분위기를 가진 독립서점이 자리하고 있다.


독립서점이 가지는 의의는 무엇일까?

반디 앤 루니스, 교보문고 등의 대형서점도 하나 둘 사라져 간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던 것 같다.

이 디지털의 시대가 낳은 가장 큰 특징은 '--리스(--less)'일 것이다.

우리는 이제 종이 없는 'Paper-less'에 살며 스마트 폰, 노트북, 패드 등의 전자기기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고,

카드 없이 QR코드만으로도 결제를 할 수 있는 'Card-less'시대에 살고 있다.

그렇게 서점들은 하나 둘 당연하듯 사라져 간다.


나는 대부분의 문화는 그에 모순되는 트렌드를 끌어온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시대의 문화가 뉴트로라는 트렌드를 가지고 온 것의 연장선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처럼

페이퍼리스라는 문화가 어쩌면 독립서점의 부흥을 가지고 왔다고 볼 수 있겠다


독립서점에 대해 이야기를 남기려고 하는 이유는,

뭐랄까, 독립서점의 독립서점의 정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유독 나는 종이로 글을 읽어야 한다.

스크린의 글은 읽기 힘들다. 집중이 안된다고 해야 할까? 정리가 안되고, 글을 읽은 것인지 글자를 읽은 것인지, 글이 나를 읽은 것인지 어쨌거나 제대로 글을 읽은 느낌이 아니다.

그리고 가장 큰 이유, 그냥 책을 사고 싶어서 종이책을 읽는다.

여유로운 날이거나, 너무 기분이 안 좋은 날에는 그냥 책 한 권을 들고 가장 좋아하는 카페에 앉아 책 한 권을 다 읽으며 하루를 보내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종이의 따뜻한 정을 잊을 수 없다.


인스타그램에서 찾은 해방촌의 독립서점은 두 곳이었다.

'별책부록'과 '스토리지 북 앤 필름'.

신기하게도 두 공간은 철저히 다른 느낌이었다.

마치 수도 없는 카페가 즐비해있지만, 모두가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우연히 발견한 '고요 서사'.

이 세 곳이 내가 탐방한 해방촌의 독립서점 세 곳이다.


독립서점에 들어서는 순간 나는 궁금해졌다.

책들이 일련의 진열 방식에 의해 진열되어 있는 것은 분명한데,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진열 방식이 있음을 알게 된 것은 직원분이 배달 온 책을 아무 곳에나 꽂지 않고, 이곳저곳 꽂으셨기 때문이다.

그리고 독립서점에 들어서는 손님들은 대부분 출입문의 오른쪽부터 책을 살펴보았다.

출입문의 오른쪽이 소비자의 시선이 가장 먼저 닿는 공간이었고, 아마 대부분이 그 편에 있는 책을 가장 먼저 집어 들 것이다. 그렇다면, 출입문의 오른쪽에 배치되는 책들은 왜 그곳에 있고, 어떻게 그곳에 있을 수 있게 된 것일까.

우리에게 표지를 보여주며 누워있는 책이 있는 한 편, 책장에 꽂혀 옆모습만을 보여주는 책도 있었다.

누워있는 책은 왜 누워있을까? 그럼 왜 옆모습만 보여줄까? 표지가 예쁜 책은 누워있고, 옆모습이 예쁜 책은 꽂혀 있는 것은 아닐 텐데 말이다.


다음에 가는 독립서점의 공간에서는 내가 어떠한 궁금증을 가지고 돌아올지 기대되는 하루였다.

책방이라는 공간의 매력을 그리워하고, 계속 찾게 되는 이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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