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꼭꼭 씹어줘
내게는 안읽씹을 하는 주변인이 꽤 있다. 음, 한 셋 정도 되겠다.
안읽씹이란 무엇인가? 말 대로 상대의 연락을 읽지 않은 상태를 장시간 유지한단 말이다. 참고로 나는 최장 3일정도 안읽씹을 당한적이있다. 그땐 정말이지 단전에서 화가 끓어올랐다. 나는 당신이 휴대폰을 붙잡고 산다는것을 안단 말이다. ( 어디까지나 나의 억측일지도 모른다 ) 물음표를 끝으로 72시간동안 사라지지 않았던 1은 "야 답좀해라" 는말에 사라졌다. 화를 꾹꾹 눌러담고, 답답함도 꾹꾹 눌러 담아 내딴엔 공격적으로 말한것이었다. 여하튼 그 1은 결국 내가 지운것이었다. 내가 쓰고, 지우는 일.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안읽씹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카카오톡은 모두의 기본 통신 수단이지 않나, 안읽씹은 죄악이야. 그렇게 생각했었다. 회사생활을 시작하고, 종일 사내메신저에, 말, 말, 말속에 살다 보니 읽지 못한 메시지가 쌓여갔다. 당장 답할수없는 것들. 좀더 생각이 필요한 것들이 늘어났다. 안읽씹러들이 생각났다. 아, 안읽씹의 이유를 조금은 알것도 같다.
내 주변의 몇몇 안읽씹러들의 이유는 이러하다.
카톡에 메여있고 싶지 않다. 답답하다
정말 너무 급한 일은 전화가 있지 않나?
대답할 상황이 아니고 연락에 성의 있게 대답할 수 있을 때 답하고싶다.
짧은 인터뷰를 통해 크게 세가지로 추려봤다. 요즘의 나는 이들을 이해한다. 또 존중한다. 물론 여전히 나는 별일이없다면 하루안엔 답해주고, 대화의 끝은 깔끔히 마루리하고싶다. 꽉닫힌 결말을 좋아하는 이유와 같은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나는 이렇지만 이해한다. 누군가에게 카카오톡이 대화의 디폴트가 아닐지도 모르며 성의 있는 대답을 위해 잠시 숨을 고르고있을지도 모르는일이니까.
이해와 내 생각은 따로 놀 수 있는법이다. 구차하게 한마디 더 남겨보겠다. 그래도 당신이 차라리 꼭꼭 씹어줬으면 좋겠다. 안에선 노란 1, 밖에선 빨간1이 나는 퍽 찝찝하니까.
안읽씹의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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