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ally 샐리 Dec 16. 2018

29살..후회하지 않기 위해 떠났다.

오직 나 자신을 위한 선택을 29살에 하다.


29살....당신은 모든걸 접고, 오직 나 자신만을 위해 떠날 수 있나요?!


한국 나이 29살이면 이미 결혼을 한 사람들도 있고, 여자 나이 29살은 어느 정도 자신의 자리를 잡아가고 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난....그렇지 않았다.

한국에서의 29살을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아마도....

이제 곧 30이라는 숫자를 마주하게 된다는 생각에 조급하고, 지금까지 29년 인생을 되돌아 보며, 스스로를 평가하기도 하고 평가 받기도 한다. 나 또한, 29라는 숫자가 아무렇지 않게 그렇게 다가온 숫자는 아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10대 때부터 1의 자리에 9가 들어 갈 때, 내 인생의 큰 변화를 맞는 사건들이 있었던 것 같다. 비록 그래 봤자 2번 이었지만...

난 항상 어렸을 때부터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이 너무 싫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지만, 그 일상은 나한텐 참...많은 생각을 갖게 한 것 같다. 또한, '30살이 되기 전에 꼭 한국을 떠날꺼야.' 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이렇게 많은 나라가 있는데 내가 죽기 전에 이 많은 나라의 절반도 가보지 못한다면 정말 슬플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무조건 30살이 되기 전에 꼭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주위에서는 좋지 않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주변 사람들은 이런 나를 보며 그냥 일찍 시집가서 안정되게 사는게 제일 좋다는 말뿐이었다. 

청개구리 같은 난...하지말라고 하면 더 하는 성격이 있어서 ‘왜 그 나이에는 나가면 안돼는 걸까?!’, ‘왜 이상하게 생각하는 걸까?!’ 하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29살.

한국을 떠나기 전까지 한국에서의 직장 생활이 나는 정말 30살이 되기 전에 한국을 떠나야겠다는 마음에 확신을 심어줬다.

쳇바퀴 굴러가듯 매일 똑 같은 일상과 ‘나는 누구일까?’, ‘나는 뭘 하고 있는 걸까?’를 매일 회사에서 생각하며 앉아 일하던 난..29살에 무작정 어학연수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의 모든 문화가 잘못 됐다는 생각은 없다. 

다만, 직장생활에서 느끼는 ‘우리는 이렇게 일했어. 그러니까 너희는 당연히 그래야 해’, ‘야근은 당연한거야’, ‘신입은 시키는 것만 하면 돼.’ 등등 한국의 직장 문화는 한국에서 살아야 할 이유를 점점 잊게 만들어준 것 같다. 


당연한 건 없다. 단지, 사람이 그렇게 만들었을 뿐이다. 

그 당시에는 잘못됐다고 느끼는 문제를 새로 온 누군가에게 강요하진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강요는 오히려 한국인으로써 창피하고 한국 문화 중 일부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난 이런 당연함이 당연한게 아니고 잘못된 것이고, 개인의 삶도 중요함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내 삶을 선택하고자 떠나기로 결심했다.


사실 난 내 삶이 남들과 같은 평범한 삶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19살 되는 해 2월 처음으로 수술이라는 걸 해봤고, 그와 함께 3번의 항암주사는 19살인 내 나이에 감당하긴 쉽지 않았다. 수술은 그렇다 치지만, 항암주사는 사실 지금 생각해도 생각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긴 하다. 


나도 그랬다. 

내가 경험해본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얼마나 아프고 고통스러운지 암환자들의 마음을 이해하진 못했다. 하지만, 경험하고 나니 알았다. 

그들이 왜 죽는게 낫다고 말하는지..난 암은 아니었다. 

19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수술을 위해 했던 검사에서 암으로 전이 될 수 있는 백혈구 수치가 좀 높게 나왔고, 아직 어린 나이라 암으로 진행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어서 예방 차원에서 항암주사를 맞을지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선택을 넘길 수 밖에 없는게 병원의 입장이었다. 


결론적으로 3번...

그것도 다행인건 난 희석을 해서 가장 약한 상태의 항암주사를 맞았지만, 그것도 다신 경험하고 싶지 않았다. 

이런 일들로 인해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겠다는 생각을 했고, 사실 버라이어티한 내 인생으로 인해 한 번 사는 인생인데 해보고 후회 하는게 뭘 하든 낫다는 생각을 가지게 했다. 그래서 잠시 내려놓았던 어학연수를 늦은 나이지만 도전하게 된 것 같다. 

나중에 내 인생을 돌아봤을 때, 후회가 있겠지만, 이걸 안 하면 정말 후회 할 것 같은 건 무조건 하자는 생각이 있었다. 이 생각으로 인해 어학연수를 가지 않으면 후회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뒤늦게라도 무작정 가야겠다는 생각과 행동을 하게 된 것이다. 

생각을 너무 많이 하다 보면 정말 원하지만 결국엔 이런 저런 핑계를 붙여가며 포기를 하고 마음을 접게 된다. 하고 싶은게 있고, 그걸 안 하면 후회할 것 같을 땐, 그냥 저지르고 보는게 답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저지르는게 답은 아니다. 어느 정도 기준이 있고, 확신이 있을 때 저지르는게 답인거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남과는 다른 길을 가고, 저지르고 본다고 해서 그 사람이 어리석거나 철이 덜 들었거나 생각이 없는게 아니다. 경험하면서 행동하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은 걸 얻을 때도 있고, 그렇게 선택하고 경험하며 깨닫고 배우는게 있다. 또한, 나라는 사람에 대해 다시 한 번 알 수 있고, 나의 방향성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되는 것 같다. 

일을 하고 있고, 겉으로 봤을 때, 성공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 사람의 선택이 전부 후회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 싶은 걸 다 할 순 없지만, 1년에 2~3개는 한다면 행복한 삶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따라 하는 삶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삶을 살면 좀더 내 인생에서 1년이 다른 어느 때보다 행복하지 않을까? 난 이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29살에 선택한 어학연수는 지금도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