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사람이 담겨 있는 책장

슬기로운 독서생활

by 서주운

『시간 여행자의 아내』라는 소설을 좋아한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연애소설일 이 이야기를 나는 사랑한다. 2007년에 처음 읽은 뒤로 몇 번을 다시 읽었는지 모르겠다. 언제나 항상 가장 마음이 가는 소설인데 아마도 주인공인 헨리와 클레어에 대한 애정이 커서 그런 것 같다. 조형예술가인 클레어와 음악과 미술에 조예가 깊은 도서관 사서인 헨리. 소설의 제목처럼 헨리는 시간 여행자이고 클레어는 헨리의 아내이다. 클레어는 여섯 살 때 미래에서 온 서른여섯 살의 헨리를 처음 만난다. 클레어는 그 후로도 종종 어린 시절을 지나 사춘기를 지나 열여덟 살이 될 때까지 미래에서 오는, 어느 날은 조금 더 젊어 보이고 어느 날은 조금 더 나이 들어 보이지만 항상 삼십 대나 사십 대 정도로 보이는, 헨리를 만난다. 클레어는 스무 살이 되어서야 현재에서 스물여덟 살인 헨리를 만난다. 클레어는 헨리가 반갑지만 동시에 젊은 헨리가 조금 낯설다. 하지만 헨리의 책장을 살피고는 ‘거기엔 내가 아는 헨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장면을 사랑한다.


내 책장이 생겼을 때, 클레어와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책장을 만들겠다는 꿈을 품었다. 책장에 나라는 사람을 담고 싶었다. 2017년이 되기 직전에 이 책장을 샀다. 8년 반 정도 책을 채워 넣은 셈이다. 나라는 사람이 담겨 있는 책장의 책 일부를 여기에 소개한다. 그 어떤 자기소개의 말보다 나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주는 목록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여행자의 아내, 폭풍의 언덕,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 키다리 아저씨, 깊이에의 강요, 좀머 씨 이야기, 어린 왕자, 수레바퀴 아래에서, 싯다르타, 유리알 유희, 변신, 이방인, 페스트, 리스본행 야간열차, 슬픔이여 안녕,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위대한 개츠비, 롤리타, 인간실격, 스토너, 파이 이야기, 내 이름은 빨강, 모스크바의 신사, 달에 울다,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 환상, 갈매기의 꿈, 연금술사, 모모, 플랫랜드, 갈라파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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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숲을 거닐다, 숨쉬듯 가볍게, 당신의 삶에 명상이 필요할 때, 왜 마음챙김 명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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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선·면, 바우하우스 100년의 이야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고슴도치의 소원, 떨어진 한쪽 큰 동그라미를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