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이 77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 7일 정부 조직 개편안을 발표하며 내년 9월까지 검찰청을 공식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검찰은 수사와 기소를 동시에 독점하면서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고, 선택적 수사나 기소 편의주의는 국민 불신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번 개편안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앞으로 법무부 산하 공소청은 기소와 영장 청구를 맡게 되고, 행안부 산하 중대범죄수사청은 부패·경제·공직 범죄를 전문적으로 수사하게 된다. 이제 한 기관이 동시에 수사와 기소를 맡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나 변화는 순탄치 않다. 기존 검찰 소속 검사들은 기소 업무를 계속하고 싶으면 공소청에 남아야 하고, 수사를 원하면 중수청으로 전직해야 한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중수청으로 가겠다는 사람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검사라는 직함 대신 수사관으로 활동하는 것이 지위 하락처럼 느껴진다는 점, 검찰 해체에 협력하고 싶지 않다는 반발심, 그리고 차라리 변호사 개업이 낫다는 계산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다수는 공소청으로 이동하거나 아예 변호사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사회적 논란도 뜨겁다. 찬성하는 쪽에서는 이번 조치가 권력 남용을 막고 정의와 민주주의를 제도 속에 새기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반대하는 쪽에서는 정부 조직 개편이 아니라 정치적 보복에 불과하다고 비판하며 위헌 논란을 제기한다. 헌법은 검찰총장의 임명 방식과 검사의 영장 청구권을 명시하고 있는데, 검찰청 자체를 없애는 것이 과연 합헌인지에 대한 논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여기에 보완수사권 문제가 더해진다. 기존에는 검사가 경찰 수사의 부족한 부분을 직접 보완하거나 지시할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수사와 기소가 나뉘면서 이 권한이 사실상 사라진다. 수사 지연이나 피해자 권익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반면, 실제로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해온 사례는 많지 않았다는 반론도 있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26일 통과된 정부조직 개편 중 검찰청폐지가 공정하고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것으로 판단한다. 물론 그런 긍정적 미래가 있는 반면, 위헌성 여부를 가리는 헌법 해석, 세부 법률과 시행령 정비, 수사 공백을 막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 등 남겨진 과제는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소청과 중수청, 그리고 경찰이 어떻게 협력 구조를 만들어 갈지다. 수사는 결국 기소를 위한 과정이고, 기소는 수사에 기반해야 한다. 권한의 분산이 단순히 효율적 분리가 아니라 유기적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 때만이 비로소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의가 구현될 것이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처럼 검찰 권력의 견제는 분명 시대적 요구다. 하지만 권한 분산이 또 다른 혼란으로 귀결되지 않으려면, 국민 앞에 투명하게 책임지는 제도적 장치와 협력의 틀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검찰 개혁이 권력의 이동에 불과한지, 아니면 국민이 원하는 정의의 완성으로 이어질지는 이제 앞으로의 선택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