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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it Cochon Jun 10. 2020

철없는 엄마와 유치원 가는 길

6살 딸아이에게서 뜻밖에 위로를 받은 아침


#자택 근무를 하기로 한 어느 하루.

하도 곤하게 자고 있길래
평소처럼 8시 35분 유치원 버스를 태우지 않고
내가 직접 등원시킨다고
빈둥대다가 어느새 9시가 넘었다.

빈속으로 보낼 순 없고 급한 마음에 집 앞 편의점에 들려서
삼각김밥과 초콜릿 우유를 사주며 차로 데려다주는 길에

오늘 아침에 엄마가 너무 늦게 깨워서,
유치원 늦게 가게 해서 미안하다고 하니

“엄마 마음 다 알아요, 괜찮아요”

하며 차분한 목소리로 위로해줬다.

엄마 마음을 알아줘서 고맙다고 화답했다.
그렇게 오늘 아침은 사랑 넘치는 등원을 했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온 어느 날 저녁


얼마 전에는 편의점에서 구매한 하리보 젤리를 주더니

“엄마가 좋아하는 거라서 샀어요. 회사에서 먹어요” 했다


그냥 하리보 젤리 아니고, 내가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동그란 동전 모양의

하리보 젤리였는데, 내가 좋아한다고 했던 것을

기억하고 따로 챙겨준 마음이 너무 기특했다.




말도 잘 못하고 울면서 떼쓰던 시절이 있었는데

어느새 엄마 마음도 알아주고,

챙겨주는 6살 딸아이를 보며

나도 이렇게 성장하고 있나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여전히 유치원 일정도 잘 파악 못하고,

간식 보내는 것도 잊어 이모님께 도움받고

숲 교실 날 체육복을 깜빡하는

칠칠치 못한 엄마라서 너무 미안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잘 자라나 줘서 고마울 뿐이다.


“엄마도 6살 먹은 만큼 더 잘할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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