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반려 가족이 되기 위한 소소한 마음가짐
최근 코로나로 애완동물 분양이 급격히 늘었다고 한다.
심지어 보호소에 있던 강아지들도 새 가족을 찾았다고 한다.
아무래도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놀러 다니지 못하다 보니 무료해져서 인 듯하다.
해마다 여름 방학이 지나면 버려지는
강아지들만 수십 마리인데
혹여나 그런 상황이 되풀이되진 않을까.
그래서 아직은 기뻐할 수 없었다.
우리 가족은
엄마, 아빠, 심지어 아이마저 강아지를 좋아하지만
당장 키우지 못하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1. 집에 없을 때 누가 강아지를 봐주지?
요즘은 개 유치원도 있다고 하지만
사실 그런 럭셔리를 모두 누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은 집에서 외롭게 12시간 이상을 보낼 텐데...
홀로 외로워서 주인 냄새 찾다가 신발이든
벽지를 망가뜨렸다고 그 아이를 혼낼 수 있을까?
2. 크게 다칠까 염려하시는 집안 어르신들
가끔 강아지와 있는 아이의 사진을 어른들께 보내면
귀여워하시면서도 항상 우려를 표하신다.
특히 시어머니께서 대학생 때 마당에 있던
개한테 다리를 물려 고생하셨는데
다 큰 어른도 다치는데 아이는 오죽 위험할까 싶으신 것.
최근 뉴스를 통해 개가 사람을 공격하거나
심하게 물려 사망한 아이 소식도 있던 터라 더 조심스럽다.
3. 강아지에게 우리는 좋은 가족일까?
비단 환경적 문제만이 아니다.
요즘엔 아파트에서도 많이들 키우고
환경이야 어디든 적응할 수 있다지만,
부부가 모두 회사를 다니고
심지어 한 명은 야근을 밥 먹듯 한다.
(그게 나야)
만 5살 우리 아이는 강아지를 너무 좋아하면서도
무서워하기 때문에 기분에 따라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어릴 적 5살 배기 윗집 동생이 병아리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3마리를 목욕통에 데리고 들어갔다가
한 마리를 살아남고, 모두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는
이야기는 30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다.
(이렇게 기억하는 이유는 살아남은
그 한 마리가 우리 집으로 피신 왔었기 때문이기도^^;)
너무 이것저것 재는 것 같은가?
그래, 우리도 언젠가는 키우고 싶다(하아)
우리가 강아지와 함께 알콩달콩
살아갈 그날을 꿈꾸며
나름의 기준을 세웠다.
1. 아이가 스스로 챙길 수 있을 때
혼자 화장실을 가고, 혼자 밥 떠먹고,
옷 입고 씻을 수 있을 때. 엄마 아빠가 회사에 가도
강아지 밥 주고 산책시켜주고
같이 놀아줄 수 있을 때여야 할 것 같다.
예를 들면 초등학교 4학년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2. 산책을 나갈 수 있는 주변 환경
집 앞마당이 있다면 참 좋겠지만
서울로 출퇴근하고 있다 보니 그런 환경은 쉽지 않다.
인근 공원이라도 맘 편히 뛰어다닐 수 있어야 한다.
집에 종일 가두고 답답하게 살 순 없으니까.
3. 함께할 수 시간이 충분할 때
일단 지금처럼 8시~9시에 귀가하는 시간대는
집에 와서 씻고 자기도 바쁘다.
아침에는 일찍 일어난다고 하지만
하루 2번 이상 산책을 하는 것을 기준으로 생각해야 한다.
어디 필요한 게 산책 시간뿐일까?
강아지들도 교육이 필요하고 사회생활이 필요할 텐데
지금 우리는 말 통하는 아이 하나도
간수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정 안되면 정말 냉정하게는
사회생활 은퇴 후에나 가능할까 싶다.
그러기엔 너무 키우고 싶은 맘이 크지만
충동적으로 결정하기에는 견생(!)이 달린 문제이니
신중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최근에는 모르는 사람이 쓰다듬는 것도
강아지들에게도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고 해서
1년 전부터는 강아지 카페에 가는 것도 참고 있다.
내가 잠깐 행복하자고 강아지들을 괴롭게 할 순 없으니까.
하루빨리 우리 가족이 준비되어
평생 함께 할 수 있는 반려견을 만날 수 있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