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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h ahn Apr 23. 2019

뉴트로, 인싸, 갬성

2019 CJ ENM 스타일 PD 작문


작문 제시어 뉴트로 ,인싸, 갬성 


뉴트로 방송 뉴가 트로? 


 


뉴트로가 우리 삶 한가운데를 관통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트로 컨셉의 콘텐츠 제작으로 성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인싸의 갬성에서 조금만 빗겨 나가도 올드한 것으로 치부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뉴트로 컨셉을 활용한 성공 사례를 자세히 따져봐야 한다. 


뉴트로는 뉴와 레트로의 합성어다. 옛 것 그 자체를 지칭하는 레트로와 달리, 그 세대를 겪어보지 못한 10-20대가 즐기는 옛 것의 새로운 해석이라는 의미다. 그냥 레트로한 것을 뉴트로 컨셉인 것처럼 꾸미는 것이 가장 실패 가능성이 높다. 


스포츠 웨어 “휠라”를 통해 뉴트로 컨셉의 성공 조건을 살펴보자. 휠라는 그들의 브랜드가 Heritage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패션 미스매치가 등장했던 웨스 앤더슨 영화를 통해 신세대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다는 사실로 확신을 가졌다. 그리고 휠라는 역사성이라는 기반을 토대로 어글리 슈즈를 세상에 내놓게 되었고, 신세대의 큰 호응을 받았다. 


휠라가 단순히 옛 것을 재해석한 제품을 내놓아서 성공했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그들이 성공할 수 있던 배경에는 두 가지 조건이 있었다. 하나는 신세대가 부담할 수 있는 가격 전략 이었고, 다른 하나는 편집숍에 들어가 진입 장벽을 낮추는 다채널 전략을 구사한 것이었다. 


Heritage만이 성공의 조건이 아니라는 것은 델몬트의 오렌지 유리병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한 때 인터넷에서 델몬트의 유리병 사진이 유행했던 적이 있다. 델몬트의 유리병을 경험해보지 못한 10-20대가 신기하다면서 바이럴 시킨 것이었다. 


델몬트는 최소한 그와 비슷하게 생긴 유리병을 출시하는 등의 마케팅 방향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더 끌어올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해당 이슈에 대해 아예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델몬트의 입장에서는 정말로 신세대가 그 유리병이 그냥 신기한 것인지 아니면 직접 사용해보고 싶어서 인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잘 해내지 못할 것이면 아예 건드리지 않는게 상책일 수도 있다. 


방송가에서도 뉴트로 컨셉을 활용한 방송이 제대로 성공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 뉴트로 컨셉의 방송을 뉴(신세대)가 틀지 않기 때문이다. 간혹 한 프로그램의 꼭지로 활용되어 화제가 된 경우가 있었다. 모 프로그램의 부부가 화양연화 세트와 똑같이 만든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던 클립이 화제가 된 경우다. 이 경우에도 프로그램명이 화제가 되기 보다는 그 프로그램을 편집한 5분 가량의 클립이 많이 돌아다녔다. 


아마도 방송에서 뉴트로 컨셉이 성공했던 마지막 사례는 <응답하라 1998>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것마저도 뉴트로 컨셉의 성공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점은 놀랍다. 모두가 알다시피 <응팔>은 예능 PD가 만든 드라마다. 기존에 드라마에서 등장하지 않았던 추리라는 컨셉을 도입해 신선하게 느낀 사람들이 많았다. 신선함 전략을 사용한 것이다. 


두 번째는 편성전략이다. <응팔>은 최초로 금토드라마로서 성공한 사례다. 주 5일제가 본격 도입되면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주말의 범위가 토일에서 금토로 변한 것이다. 편성 시간도 8시로 바뀐 덕분에 군대에서도 본방 사수가 가능했다. 


뉴트로 컨셉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신세대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레트로만 가지고는 승부할 수 없다. 인싸의 갬성을 좇아 체질을 개선해야하는 것이 뉴트로 컨셉의 방송이 해야할 임무다. 그래서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뉴트로 방송 뉴가 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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