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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h ahn May 15. 2019

인생이 지루한 사람에게 닥친 하루

PD스터디 05/14

워렌 버핏이 묻지마 투자를 하기 위해 한국에 방문한다. 


 올해로 88세를 맞이한 그는 수십년 간 컴퓨터 앞에 그래프를 관찰했다. 장이 시작될 때부터 끝날 때까지 그가 관찰하는 8개의 그래프는 큰 변화없이 마무리됐다. 그래프가 요동치는 날은 지난 80년을 합해도 2~3번 정도 있었다. 블랙 먼데이, 서브 프라임 모기지 등. 


 그가 보는 그래프의 변화량이 유난히 미미한 이유는 그 그래프의 표시 기준이 ‘연간’이기 때문이었다. 증권업계나 개인 투자자들은 하루의 변화량에도 죽느냐 사느냐를 외치는 데 비해 그의 투자는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작은 규모의 투자도 향후 20년을 본다는 것이 그의 평소 지론이었다. 


 그는 단 한번도 투자에 실패해본 적이 없다. 투자를 시작한 것은 26살인데 당시에도 24%의 수익률을 냈다. 오르고 내린 적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세계 규모의 경제 위기가 찾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투자하는 식료품, 통신 종목의 그래프는 사정이 나았다. 집이 없어진다고 해도 전화는 해야 되고, 맥주는 마셔야 되는 게 사람이기 때문이다. <수십 년이 지나도 내 곁에 있을 것 같은 종목에 투자하라!>는 조언이 먹히는 순간이었다. 


 그런 버핏이 돌연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새로운 투자처를 찾기 위함이라고 한다. 한국은 본토에 있는 사람들도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서 암호 화폐에 미친듯이 투기를 하는 나라다. 안전 자산에 20년 넘게 가치 투자를 하는 버핏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곳이었다. 


 버핏의 한국행을 두고 사람들은 수군거렸다. 드디어 노망이 들었다는 둥. 88세는 실패를 맛보기 좋은 나이라는 둥. 노스 코리아에 핵 에너지를 확인하러 가는 것이냐는 둥. 최근 버핏은 식료품에서 눈을 돌려 셰일 가스나 배양육 등 미래 에너지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한 것을 두고 하는 농담이었다. 


 버핏은 뜬금없이 대구를 찾아갔다. 대구의 모 공장 준공식에 참여한 것이다. 놀란 기자들이 그를 급하게 쫓아갔다. 준공식에서 공장을 확인한 버핏은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000만 달러를 투자한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저는 지금까지 항상 승리하는 투자만 해왔습니다. 한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죠. 

수 많은 부자들은 저의 조언을 한 마디 듣기 위해 점심식사 비용으로 수십 억을 지불하기도 했습니다."


버핏은 다음 말을 하기 전에 잠시 숨을 돌렸다. 

 

 "저는 이 곳, 한국의 대구에서 제 생애 최초로 묻지마 투자를 하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이 공장에 세계의 미래가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물론 당장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만, 지루한 인생을 살아 온 노인네의 최초이자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해주십시오. "


기자와 청중들은 일어나서 그를 향해 박수 갈채를 보냈다. 


# 피드백

버핏의 인생이 지루하다는 관점이 신선합니다. 서론 부분을 읽으면서 ‘아, 그럴 수도 있겠다’라고 설득이 됐어요.

그런 버핏이 한국에 ‘묻지마 투자’를 하며 삶의 지루함을 깨려 한다는 점이 독특하면서도, 조금은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투자 자체에 지루함을 느끼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또 투자를 한다? ‘대구’라는 지역이 어떤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아닌가ㅋㅋㅋ) 그 부분이 더 드러나면 이 개연성도 확보되지 않을까요. 지루한 인생을 살아왔다는 버핏의 말에 아무도 비소를 짓지 않고 기자와 청중들이 일어나 박수 갈채를 보내는 모습이 재밌습니다.


새로운 관점, 생각이 눈에 띄는 글입니다. 한 번도 실패 없는 ‘지루한’ 삶이라는 시각이 좋아요! 다만 글의 메인 사건이 워렌 버핏이 한국(대구)에 묻지마 투자를 한다. 밖에 없어서 조금 아쉬웠어요. 갑자기 월 스트리트 대구 지점이 생겼다는 등 재미있는 상상으로 그 시각을 표현하면 훨씬 흡인력 있게 읽힐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번 승리하는 투자에 지루함을 느끼는 것임. \


모험 


대구를 결정한 이유 바나나 공장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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