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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h ahn Jun 30. 2019

PD로서 나는 누구인가

SBS 예능 PD 자소서 1번 

<방송 포맷과 나>

 수업을 통해 방송 포맷에 관한 공부를 하면서 방송 프로그램에 관한 관심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포맷의 매력은 연출자의 기획력을 오롯이 드러낼 수 있는 장치라는 것입니다. 영화에서 감독의 역량이 플롯 구성에서 드러나듯이, 예능 프로그램 연출의 역량은 포맷 구성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차후에 프로그램 기획안을 작성할 때도 연출이 심어 놓은 장치를 통해 시청자가 긴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당시에 <살아있는 부처를 찾아서>라는 기획안을 작성하고 예고편 영상을 촬영했습니다. <살아있는 부처를 찾아서>는 공익 관찰 예능으로서, 인터넷상의 언어문화를 바로 잡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초기에는 트롤러, 갈대, 바람잡이 등 각기 다른 4명의 캐릭터가 온라인에 등장해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결말에  부처를 오프라인으로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제작 과정에서 학과 선배였던 현직 예능PD의 컨설팅을 받아 실제 방송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지금까지 지상파에서는 전체 프로그램 타임라인을 온라인 영상으로 채운 적이 없어서 이 부분을 수정해야 시청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이었습니다. 그래서 조언을 받아들여 온라인 부분을 삭제하고, 전체를 오프라인 에피소드로 바꾼 후 예고편을 제작했습니다. 최종 시연 당시 교수님과 학우들의 평가가 호의적이었고, 학교 이외의 모임에서 해당 영상을 공개해도 재밌다는 의견을 받아 볼 수 있었습니다. 


<홍보 영상과 나> 

 방송 연출이라는 직무는 나만이 할 수 있는, 대체 불가능한 내 영상을 남에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프로젝트를 할 기회가 오면 항상 차별화된 특징을 영상에 담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학보사 기자를 했던 인연으로 학생지원팀 직원을 알게 되어 <교내 장애인식개선 홍보 영상>을 연출할 기회를 얻게 됐습니다. 담당자님과 기획 회의를 하는 중에 제가 차별화된 플롯 구성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드러냈습니다. 그 후에 일반적인 강의식 영상보다 짧은 상황극 형태의 영상을 만들자는 합의에 이를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무난한 선택을 요구하는 학교 측이기에 저의 제안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담당자님은 상황극 형태가 교육 효과가 더 높을 것이라는 제 의견에 적극적으로 동의해주셨고,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실제 제작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우선 300만 원 남짓한 제작비로 인건비와 식비를 모두 감당하기에 무리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촬영대본을 쓰기 위해 장애인식 개선의 사례를 한창 공부해야 했고, 실제 장애 학생들을 배우로 섭외하다 보니 연출이 어려웠습니다. 총 6개월간의 제작을 끝낸 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제가 연출한 교육 자료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꼈습니다. 


<제목 짓기와 나> 

누군가가 영상은 내용과 형식의 조화라고 했습니다. 저는 전공을 통해 형식을 잘 꾸미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학보사 기자 생활을 통해 내용을 채우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러나 내용과 형식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목이었습니다. 제목을 잘 다는 것이 영상과 신문을 보게 하는 결정적 차이였던 것입니다. 

 당시 학보사는 좋은 제목 만들기에 혈안이 되어 있었습니다. 한주에 5만 부를 찍는 신문 대부분이 동아리 방의 배달 음식 깔개로 쓰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사를 다 써놓고도, 이틀간 제목만 고민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제목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저도 자연스럽게 눈길을 끄는 제목을 만드는 능력이 생겼습니다. 저는 스스로 3가지 원칙을 두고 제목을 만들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전체 내용을 포괄하면서도 함축적으로 작성할 것, 두 번째 운율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 그리고 마지막은 유행을 반영할 것입니다. 이 능력은 기획안 제목을 만들 때 제 역할을 했습니다. 선배로부터 기획안을 검토받을 때, 제목부터 재미있으면 기대치가 상당히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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