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죽일 놈의 '불안함'

by 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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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집착하는 것은 성실함불안함이다. 더 정확히는 마음의 불안감을 성실한 행동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다.


생각을 안 하려고 해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조금씩 피어오르는 순간이 많다. 그리고 조금씩 피어오르던 연기가 큰 불길이 되어 나의 마음에 화상을 입힐 때도 많다. 언제 불이 붙을지 모르는 불안함이라는 심지가 내 마음속 한편에 계속 존재한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생각이 많은 편이었고, 그중에서도 불안함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시험 점수는 잘 나올까?". "시험에 합격할 수 있을까?", "취업은 할 수 있을까?"등등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 항상 조급해하고 불안해했다.


입시를 준비하던 고3 때도, 시험과 취업을 준비하던 대학생 때도, 몇 번의 입사와 퇴사를 반복해 회사를 다니고 있는 지금 28살의 나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나를 존재하게 만들어준 것도 불안감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를 가장 힘들게 만드는 것도 불안감이다.


그리고 그 불안함을 낮출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를 성실함으로 생각했다. 하루하루 성실하게 공부하고 일하는 것이 나의 불안함을 낮추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성실함만으로 불안감을 없애는 것이 불가능했다. 돌이켜보면 나의 성실함은 필요 이상으로 지나쳐서 몸도 마음도 지쳤던 적이 많았고, 성실함도 중요하지만 감정을 대하는 태도 자체만으로 해결해야 할 필요도 있던 것이다.


이런 사실을 모른 채 '몇 시간 정도 공부해야지'라는 단순한 시간 채우기 노력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았고, 몸만 움직인 채 마음속 깊은 곳의 진심이 함께하지 않는 노력도 반복되었다. 몇 년의 시간이 지나고 보니 다른 사람들 눈에 성실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마음만 앞서서 나를 위한 진정한 노력은 기울이지 않게 된 것이다.


이런 불편함을 몇 년 전부터 느끼게 되면서 성실함이 항상 삶의 정답은 아니라고 느끼는 요즘이다. 다른 글에서도 적었던 것처럼 노력은 필요성의 판단과 방향성, 그리고 효율성 등의 요소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성실함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그리고 나에게도 맞는 상식이다.

하지만 불안감이 어느 정도의 생산성 향상에만 기여하게 만들어야지, 나의 심리적 에너지를 좀먹도록 놔두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은 맥락과 상황에 따라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언제 불이 붙을지 모르는 불안함이라는 이 감정을 화상의 원인이 아니라 성공의 재료로 만들고 싶다. 그리고 나의 성실함은 이제 겉포장을 좀 벗겨내고 나만을 위해서, 그리고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성실함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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