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마케팅 일을 하게 됐을꼬?

by 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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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내가 좋아하는 일로 밥 벌어먹고사는 것이 가능한 줄 알았다. 그래서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글을 써서 밥 벌어먹고사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이었고, 아직도 취미라는 얇은 희망의 끈을 쥐며 그 주위를 서성거리고 있다.


나는 아직도 '일'이란 것이 정말 밥벌이 수단인지, 자아실현의 수단인지, 아니면 그 중간 언저리쯤에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아직도 그 중간에서 서성거리고 있다.


작년 직장생활을 돌이켜보면 나는 야근을 참 많이 했다. 야근을 했던 이유는 나의 일처리 속도가 느린 부분도 있었고, 내가 일하는 마케팅 팀에 갑작스러운 업무가 추가되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내 실력이 부족하니까" "회사에 도움이 되어야 하니까" 등의 이유를 갖다 대며 내가 희생되는 것을 정당화했다.


그리고 그런 핑계의 효력이 떨어져 갈 때쯤 퇴사를 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주야장천 말하는 워라밸이 단순히 6시 칼퇴근이나, 자유 출근제 같은 것들은 아니라고 말이다.


이 글을 쓰면서 "내가 지금 왜 마케팅 일을 하고 있을까?" 생각해보았다.


처음에는 좋은 콘텐츠를 사람들에게 전달해주기 위해서, 알리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출판사 일을 시작으로 1년간 마케팅 일을 해보니 왠지 모르게 거짓말쟁이가 돼가는 느낌이었다. 상품이나 서비스의 약점은 최대한 감추고, 강점만을 부각하는 일을 하다 보니 그랬던 것 같다. 요즘도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한다.


요즘은 그런 생각도 한다. 언젠가는 거짓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자신 있는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그리고 나만의 콘텐츠를 파는 순간을 위해 지금 마케팅 일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사는 것'이다. 그리고 성공을 위해서는 목적지(사건)가 아닌 과정을 위한 도구를 준비해야 한다.


얼마 전 읽은 <부의 추월차선>이라는 책에 "인생은 금요일 밤에 시작해서 월요일 아침에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는 표현이 있었다. 인생에서 직업은 '제한적인 영향력'과 '제한적인 통제력'만을 허락한다고 느낀다.


삶의 경험이란 직업이 아니라 인생에서 하는 일로부터 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경험을 얻는 데 직업은 필요 없다고 결론 내렸다. 경험은 행동을 통해 얻어진다. 장소가 어디인지는 관계없다.


직업을 갖고 있다는 것은 내가 다른 누군가의 소유라는 뜻이다. 그래서 나만의 콘텐츠나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을 거두어 일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상상을 자주 한다. 불가능은 아니라고 믿는다.


오래된 믿음 위에 새로운 믿음을 덧씌우는 방법은 무엇일까? 새로운 믿음에 부합하는 정보, 수단, 사람들을 찾아내는 것이다. 특별한 결과를 원한다면 특별한 생각을 해야 한다. 하지만 '특별함'은 사회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생각과 믿음을 가진 채로는 발견할 수 없다.


인생을 변화시키는 일은 선택을 변화시키는 것부터 시작된다.


글을 쓰다 보니 내용이 조금 산으로 향한 것 같은데 내가 원하는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해서 조금 더 고민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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