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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쌈무 Oct 01. 2022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글쓰기에 관심이 있거나, 편집일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본 책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사실 이 책의 제목은 저자가 겪은 에피소드에서 탄생한 제목으로, 중간중간 저자의 경험담을 읽는 재미가 쏠쏠한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우리가 문장 안에 반복적으로 쓰면서 문장을 어색하게 만드는 표현들, 그리고 오답 노트까지는 아니어도 주의해야 할 표현들의 목록을 친절하게 알려준다는 점이다.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적·의를 보이는 것·들'


접미사 '-적'과 조사 '-의' 그리고 의존 명사 '', 접지사 '-들'이 문장 안에 습관적으로 쓰일 때가 많으니 주의해서 잡아내야 한다는 뜻이다.


ex)

사회 현상 → 사회 현상

경제 문제 → 경제 문제

문제 해결 → 문제 해결

노조 지도부와 협력 → 노조 지도부와 협력하는 일

상상하는 것은 즐거운 이다. → 상상 즐거운 것이다. (또는) 상상은 즐거운 이다.


그리고 관형사 '모든'으로 수식되는 명사에는 복수를 나타내는 접미사 '-들'이 붙이지 않는 것이 자연스럽다


ex)

수많은 무리이 열을 지어 행진해 갔다. → 수많은 무리가 열을 지어 행진해 갔다.

모든 아이이 손에 꽃을 들었다. → 모든 아이가 꽃에 손을 들었다.



행위가 진행될 수 없는 동사에 보조 동사 '있다'를 붙일 수는 없다.


ex)

멸치는 바싹 말라 있는 상태였다. → 바싹 마른

눈으로 덮여 있는 마을 → 덮인



술어에 별 의미 없는 '있었다'를 쓰는 경우도 주의할 것


ex)

길 끝으로 작은 숲이 이어지고 있었다. → 숲이 이어졌다.

항상 깨끗한 상태에 있었다. → 늘 깨끗한 상태였다. (또는) 늘 깨끗한 상태를 유지했다.



"~있어" 라는 표현도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 관계에 있다

ex) 친밀한 관계에 있는 → 가까운


- 에게 있어

ex) 그에게 있어 → 그에게


- 하는 데 있어

ex) 그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 그 문제를 다룰 때

      공부하는 데 있어 → 공부하는 데


- 함에 있어

ex) 누군가를 비난함에 있어서 → 누군가를 비난할 때

      글을 씀에 있어서 → 글을 쓰는 데


- 있음(함)에 틀림없다

ex) 관련이 있음에 틀림없다 → 관련이 있는 게 분명했다.

     동의를 구했음에 틀림없다 → 동의를 구한 게 분명하다.


'데'라는 의존 명사에 이미 '곳'이나 '장소' '일' '것' '경우'의 뜻이 다 들어 있다.



-에 대한(대해)


'대한'은 동사 '대하다'의 관형형이다. 맞선, 향한, 다룬, 위한 등등의 표현들로 분명하게 뜻을 가려 써야 할 때까지 무조건 '대한'으로 뭉뚱그려 쓰면 안 된다.


ex)

사랑에 대한 배신

→ 사랑을 저버리는 일

→ 사랑하는 사람을 배신하는 행위

→ 사렝 등 돌리는 짓


ex)

노력에 대한 대가

→ 노력에 걸맞은 대가

→ 노력에 합당한 대가

→ 노력에 상응하는 대가



당할 수 없는 동사는 당하는 말을 만들 수 없다.


ex)

크데 데일 날이  →크게 델 날이

냄새가 배였다  →냄새가 뱄다

마음이 설레어  →마음이 설레

날이 활짝 개여서  →날이 활짝 개어

휴가가 기다려진다  → 휴가만 기다리고 있다

그런대로 살아지더라고요  →그런대로 살게 되더라고요



두 번 당하는 말을 만들지 말자


ex)

나뉘어진 조국 → 나뉜(나누어진) 조국

잠겨진 차문 → 잠긴 차문

잊혀지지 않는 → 잊히지 않는

갈가리 찢겨져 → 갈가리 찢겨

이름이 불려질 때마다 → 이름이 불릴 때마다



기타


'-에'와 '-으로'는 혼동해 써서는 안 되는 조사다.

'-에'와 '-로'도 구분해 써야 하는 조사다.

'-에'와 '-을(를)'도 구분해 써야 하는 조사다.

조사 '-에'와 '-에게'의 차이는 '-에'는 무생물에, '-에게'는 생물에 붙는다는 것이다.

'-로부터'는 대개 '-에게', '-와(과)', '-에서'로 나누어 써야 할 표현을 하나로 뭉뚱그려 대신한 것이다.

접미사 '-시키다'를 써서 동사를 만들 때, 의도한 것과는 전혀 다른 뜻으로 쓰일 때가 있다.




결국 문제는 이러한 표현들을 의식하지 않고, 습관적으로 반복해서 쓰는 데 있다. 아예 쓰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편리함의 중독자인지 살피라는 저자의 메시지는 분명 필요하다.


책을 읽고 복습하는 차원에서 중요한 내용들만 적으며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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